정부가 23일(현지시각)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정부 고위급 인사를 파견한다. 국제사회에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알리고 조치 철회 필요성에 대한 국제여론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WTO 일반이사회에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논의된다. 일반이사회는 WTO 164개 전 회원국 대표들이 모여 중요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2년마다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최고 결정기관 기능을 한다.
WTO 이사회는 일반적으로 각 회원국의 제네바 주재 대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제네바한국대표부 대사 대신 본국 고위급 인사를 직접 파견했다. 해당 내용을 가장 잘 아는 '통상통'을 참석시켜 국제사회를 확실하게 설득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WTO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책임자가 현장에서 직접 대응하기 위해 김 실장이 참석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WTO 통상 현안과 분쟁에 대한 대응 업무 등을 관장하는 신통상질서전략실의 장으로, 1984년 외무고등고시에 합격 후 양자·다자 통상 관련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통상 전문가다.
특히 제네바대사관 참사관, WTO 세이프가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WTO 통상법에 대해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WTO 한일 수산물 분쟁 상소기구 심리에서 최종 승소라는 쾌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 실장은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WTO 규범에 합치하지 않는 부당한 조치라는 점을 지적할 계획이다. 또 WTO 회원국들에 현 상황을 설명하고 조치 철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한편 일본 정부도 본국 국장급 인사를 이사회에 대표로 파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규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고위급 관료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12일 과장급 실무 협의에서 국장급 양자협의를 열자고 요청했으나 일본 정부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