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도 "신종코로나, 경기회복에 찬물"

세종=유선일 기자
2020.02.09 12:00

KDI '경제동향' 발표..."경기에 부정적 영향 불가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광 관련 업종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선 나타날 것이며,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생산과 광공업생산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5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에 1인당 10매만 가능하다는 문구가 게재돼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KDI "신종코로나, 생산·소비·수출에 악영향"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완화됐지만 신종코로나의 확산은 향후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종코로나의 거시경제적 파급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경기에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향후 관광 관련 일부 업종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선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경기는 광공업, 서비스업 생산을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지만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2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 내국인 외부활동 위축이 숙박·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신종코로나의 전개 방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거시경제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KDI는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이 집중됐던 2015년 6~8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간대비 45.5%(월평균 46.4만명) 감소하고, 서비스업생산도 연평균 대비 0.8%포인트 낮아졌다"며 "중국산 부품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광공업생산도 일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소비 관련 지표 역시 최근 회복세를 보였지만 신종코로나 확산이 향후 개선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2월 100.5에서 올해 1월 104.2로 큰 폭 상승했다. 그러나 신종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소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KDI는 "신종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활동 위축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6~8월에도 면세점과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된 바 있다"고 밝혔다.

수출에 있어서도 신종코로나가 '복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외 수요 위축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종코로나가 글로벌 경제 회복마저 제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 전용 입국장이 별도로 신설된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경제전문가, 올해 2.1% 성장 전망...신종코로나 반영하면?

KDI가 국내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작년(2.0%)보다 소폭 상승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0.1%포인트 상향 조정됐지만 대내외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수출은 세계 경제 성장세가 소폭 확대되고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돼 부진이 완화되겠지만, 2020년과 2021년 여전히 낮은 2.1%와 3.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경상수지 흑자는 작년보다 소폭 축소된 530억달러를 기록하고, 2021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업률은 작년보다 소폭 하락한 3.6%를 기록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만명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상승하겠지만, 2021년까지 물가안정목표를 크게 밑도는 1% 내외의 낮은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0%, 1.3%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보다 낮은 0.9%, 1.0%를 제시했다.

KDI는 이번 설문조사가 1월 22~29일 진행돼 신종코로나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 주요 투자은행(IB), 해외 경제연구기관은 신종코로나 영향을 반영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1%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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