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에 관심없다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향한 곳은

거제(경남)·부산=김훈남 기자
2020.07.10 04:30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8일 새벽 경남 거제 다대마을 앞바다에서 미국 미시간대학교에 이니셜이 들어간 모자를 쓰고 멸치잡이 정치망어선 체험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공직생활 도중 미시간대에 유학해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거제(경남)=김훈남 기자

"댓글이요? 하하하"

지난 7일 오후 경남 거제 다대마을 회관. 사단법인 유쾌한법인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전부총리는 "댓글"이라고 잘못 알아들은 듯 반문했다.

질문을 바로 들은 김동연 전 총리는 곧바로 "(김종인 위원장 제안은) 금시초문이고 무관한 일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진 대권 질문에도 "저 돕는 일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2018년 12월 공직 생활을 마친 뒤 정치 행보에 대한 오해를 피하고자 했다는 것. 그가 올해 초 설립한 사단법인 활동도 4월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끝난 뒤에야 본격화했다.

법인이름은 공유와 연대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변화를 꿈꾸고 능동적인 변화를 이끈다는 의미에서 '유쾌한 반란'으로 지었다. 전직 관료는 물론 변호사, 사업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사회계층 사다리를 놓고 농어촌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유쾌한 반란은 농어촌 혁신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남 거제의 다대마을에서 어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고기잡이를 체험하는 행사를 가졌다.

김 전부총리는 7일 오후 다대마을회관에서 열린 강연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 청계천 판잣집 생활을 했던 일화를 시작으로 공직생활까지 본인의 삶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었다.

△남이 낸 문제(환경) △내가 낸 문제 △사회에 대한 문제 등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3가지 문제를 화두로 던졌다. 김 전부총리는 주어진 환경을 위장된 축복으로 바꾸는 힘, 익숙한 것과 결별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는 일, 주변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위해 실천하는 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전 부총리는 "행정은 물론, 기업, 시장 모두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혁신하면 기업'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 작은 곳에서 부터 혁신이 일어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가 농촌과 어촌을 잇따라 찾는 것은 '가장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튿날인 8일 새벽에는 직접 정치망 어선에 타 멸치잡이에 도전했다. 배에서 그물을 끌고 몰아넣은 멸치를 퍼올린 뒤 삶기까지 하는 작업이 한시간여 이어졌다. 연신 밝은 얼굴로 체험을 마친 김 전부총리는 "기회가 있다며 다시 오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전 부총리는 "잠깐 체험한 것으로 어업인들 생활을 어찌 알겠냐"면서도 얼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어업인이야말로 태생적으로 창의적인 것 같다"며 "체험적 혁신을 하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매일 변화하는 기후 등 바다 환경에 일일이 대응하며 생존하는 어업인의 삶에서 혁신 DNA를 찾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환경을 깨는 반란, '어촌-가난한 곳'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깨는 반란도 어업인의 혁신 DNA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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