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례없는 기상현상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피해를 입었다. 중국 남부지역에는 한 달 넘게 지속된 폭우로 세계 최대 싼샤댐의 수위가 최고치에 도달하면서 댐 붕괴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됐다. 이에 약 4500만명의 이재민과 2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의 두 달간의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막대한 인명적, 물질적 피해가 발생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간한 ‘2020년 국제위험 보고서’는 세계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으로 기후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의 실패를 제시했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구체적인 감축 목표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이나 탄소 제로 정책을 선언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 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물 관리 정책이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효과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수량과 수질로 나누어져 있던 물관리 기관을 2018년부터 일원화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는 것이 매우 아쉽다. 물관리 실행단계라고 할 수 있는 댐과 하천관리 정책은 여전히 관리 주체가 일원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력발전댐은 한국수력원자력, 농업용댐은 한국농촌공사, 다목적댐은 수자원공사가 각각 관리하고 있다. 한강의 경우를 보면 이런 관리가 효율적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상류의 다목적 댐은 수자원공사가, 중류의 수력 발전댐들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관리하고 있어 물관리 일원화의 목적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댐과 연결된 하천관리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관리하고 있어 효율적인 물관리 정책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지붕 네 가족'이니 마음이 맞을 리 없고 소통이 잘 안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같은 대규모 홍수 비상시에 대응하는 방법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달라서 물 관리 정책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다. '국민'만 죽을 맛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천관리에서 댐과 하천이 연계돼 최대치인 계획홍수량까지 방어할 수 있도록 하천제방 시설을 개선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치수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또 다양한 기관이 관리하고 있는 댐과 하천관리 체계를 조속히 일원화해 기후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물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몇 년 전 114년만의 극한 가뭄과 올해와 같은 홍수로 인한 피해를 국민들이 다시 경험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물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
김동범의 책 ‘저녁이 있는 삶을 꿈꾸는 당신에게 주는 말’이라는 책을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새벽을 깨우려고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새벽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지혜로운 사람은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말로 행위를 변명한다.”라는 말이 있다. 새벽이 온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사람은 멋진 노을이 있는 저녁을 즐길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