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턴기업들이 밝힌 '유턴이유'

세종=민동훈 기자, 안재용 기자
2020.11.15 14:53

[코트라 공동 유턴기업 4개사 서면인터뷰 上]

이학연 아주스틸 대표(왼쪽 2번째), 김충섭 김천시장(3번째), 이우청 김천시의회 의장(4번째)이 지난달 6일 김천일반산업단지에서 열린 아주스틸(주)김천공장 착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김천시

"중국 공장의 인건비가 크게 오른 데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제조 경쟁력이 이전보다 떨어졌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구축하는게 되려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봤습니다."(유턴기업 R사)

시장을 찾아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유턴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자 한국 복귀를 선언한 기업수와 투자액이 2배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원이 지방 위주로 이뤄지고, 보조금 지원 등 혜택지원 기준도 제한된다.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유턴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도와 규제를 더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15일 머니투데이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도움을 받아 지난 6월 이후 국내로 복귀한 4개 중소기업과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4개사 모두 중소기업이다. 상대국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업종과 회사명은 익명으로 진행했다.

유턴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오게 된 결정적 요인은 현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원가경쟁력 하락한 것이다. 유턴기업 C사는 "중국 내 인건비 상승의 폭이 너무 커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K사도 "원가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데다 현지 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규제 등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도 국내 복귀를 결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복귀 후 국내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는 R사도 인건비가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R사 관계자는 "원가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스마트팩토리를 국내에 구축해 생산물량을 늘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M사는 "(공장이전을 위해)베트남, 인도 등 해외시장을 조사해 봤지만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돼 국내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국내복귀 결정에 영향을 미친 정부 정책으로는 유턴 보조금을 꼽았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2.0 전략'을 통해 현행 100억원 한도의 지원금을 수도권은 최대 150억원, 비수도권은 300억원으로 상향했다. K사는 "정부의 투자 보조금 지원 정책 등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C사도 "정부보조금이 유턴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국내복귀의 장점에 대해선 국내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K사는 "국내 복귀에 따라 이미 국내에 구축돼 있는 인프라를 활용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며 "물리적 거리, 시간적 제약 측면에서 유리하기에 빠른 의사결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M사는 "중소기업은 시기에 따라서 업무량이나 생산 물량 변동이 매우 큰데 국내에선 이에 대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R사는 "개발조직이 국내 본사에 집중돼 있는 만큼 국내복귀 이후 개발 납기를 단축할 수 있게 됐고, 품질 문제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돼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까지 국내 복귀를 선언한 기업수는 총 21개사다. 이들이 밝힌 총 투자계획 규모는 4908억원이다. 아직 연말까지 2달 정도 남았지만 이미 2014년 유턴법 시행(20개사 유턴) 이후 가장 많은 기업이 돌아왔다.

연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유턴지원 방안이 일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당 최대 7억원+α(알파) 한도로 스마트공장과 자동화 로봇 패키지를 지원하는 스마트 리쇼어링 등 지원책을 마련했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는 첨단산업에 대한 수도권 입지규제를 일부 해제하고, 유턴기업 전용 보조금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통 유턴기업들의 경우 1~2년 가량 복귀 여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 발표된 정책들이 복귀를 확정하는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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