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리면 물가 오르고 일자리 줄어" vs "그때 그때 달라"

유효송 기자
2021.07.13 17:55

[MT리포트]최저임금 1만원은 없었다

2022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13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지난 1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8720원)보다 440원(5.1%) 높인 9,160원으로 의결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공식적으로 무산됐다/사진=뉴스1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5%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터여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1%(440원) 올린 시급 9160원으로 의결했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은 시급 1만1003원으로 정해졌다.

2015년 강승복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이 발표한 '한국의 최저임금과 고용·물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1년 전 산업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10% 인상됐을 때 전체 임금은 평균적으로 약 1%, 물가는 연도별로 약 0.2~0.4%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계산에 따르면 이번 인상에 따라 물가가 최대 연간 0.2% 정도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물가 상승이 일상 생활과 밀접한 외식비 등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가 1988~2017년 최저임금과 물가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니 최저임금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0.0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요 외식비의 연평균 상승분 중 최대 39%가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물가는 반드시 오르게 돼 있고 10원만 오르더라도 한계기업들이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코로나19(COVID-19) 시국에서 저소득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임금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노동연구원의 분석 결과, 최저임금이 10% 인상될 때 고용률은 0.4~0.9%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자료에 따르면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해 137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6000명(10.8%) 감소했다. 고용원을 해고하고 영업을 하거나 폐업했다는 뜻이다. 직원이 많을수록 고정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충격에는 더 취약하다. 송 교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비율이 줄고 있는데 임금 인상으로 인해 더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이 곧장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바로 가격으로 전이되지는 않는다"며 "미국과 비교해봤을 때 노동 공급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고,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덜 탄력적이기 때문에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 뚜렷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금인상이 가격으로 연결될지 여부는 결국 경기와 노동시장 상황에 달려있다"며 "서비스 가격이 조금 오르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을 따져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이 바로 물가로 반영되는 상황은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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