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7년 인구 1500만 '미니 국가' 대한민국, 강남 빼고 전부 소멸한다

유승목 기자
2021.08.26 10:20

[MT리포트]감사원의 인구재앙 경고①저출산·고령화로 100년 후 한국 인구, 일제강점기보다 적은 1500만명

[편집자주] 감사원이 최근 충격인 인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초장기 인구추계와 실태조사가 담겼다. 저출산대책을 수도권 집중과 연계해서 검토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도 제시했다. 산발적으로 나오던 인구정책과 지역정책에 대한 사실상의 첫 종합보고서로 평가할 만하다. 일본에 충격을 던진 '마스다 보고서'의 한국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감사원의 보고서를 심층분석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1917년 국내 총인구(조선인) 수는 약 1697만명으로 추산된다. 정확히 100년 후인 2017년 대한민국 인구는 5132만명으로 조사됐다. 한 세기 만에 3배 가량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100년 뒤 인구는 얼마나 더 늘어날까.

인구밀도 최상위권으로 발 디딜 틈 없는 한국의 풍경은 더 이상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5000만명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한국 인구는 점차 감소, 2117년엔 1510만명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서울 '강남'을 제외한 전국 대다수 도시는 소멸단계를 밟는다.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가 그린 '미니 국가' 한국의 미래다. 인구는 급감하는데, 이마저도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이라 일할 사람도 없다. 인구공백으로 229개 시·군·구 구분도 무의미해진다. 인구구조만 놓고 보면 일제강점기보다 우울하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감사원이 내놓은 보고서는 충격이란 평가다. 통계청과 협조해 처음으로 100년 후 인구변화를 전망하며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통계청이 100년 후 인구추계를 내놓은 건 처음이다.

A.D 2117, 서울 강남·부산 강서만 '생존신고'
/그래픽=감사원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

가장 눈 여겨 볼 점은 우려했던 '지방소멸 현실화'다. 최근 저출산 추세를 반영해 인구변화를 전망한 결과 2017년 기준 5136만명인 한국 총인구는 2067년 3689만명으로 감소하고, 2117년엔 1510만명으로 70.6%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977만명인 서울 인구마저 100년 뒤 27% 수준인 262만명으로 급감하고, 지방은 도시 규모를 가리지 않고 위기에 처하게 된다.

통상 인구 100만을 상회하는 광역시들은 전부 몰락한다. 서울과 경기(441만명)를 제외하면 100년 후 인구 100만을 넘는 시·도는 한 곳도 없다. 342만명인 부산 인구가 2117년 73만명으로 73.2% 감소하고, 대구도 2017년 246만명에서 100년 후 54만명으로 쪼그라든다. 150만명, 153만명인 광주와 대전도 100년 뒤 35만명, 41만명의 중소도시가 된다.

지방도시들은 자연스럽게 소멸 수순을 밟게 된다. 감사원이 '소멸위험지수'를 개발한 고용정보원과 함께 지방 소멸위험을 분석한 결과 현재 229개 시·군·구 중 83개인 소멸위험지역은 2117년 221개로 급증한다. 소멸 위험지수는 미래 인구구성의 토대를 이루는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이다. 소멸 고위험단계는 다음 세대를 이끌 청년층이 사라졌단 뜻이다.

100년 뒤 생존신고를 하는 지자체는 서울 강남을 포함해 8곳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광진·관악·마포구만 서울에서 살아남고, 지방에선 부산 강서·광주 광산구와 대전 등을 뺀 모든 지역이 소멸 고위험군이 된다. 경북 군위와 전남 고흥·구례, 경남 산청 등 157개 지자체는 당장 30년 후부터 인구 위기가 닥친다. 군위의 경우 2047년 65세 이상 인구가 100명일 때 20~39세 여성은 4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2117년 고흥군, 65세 이상 노인이 77%
/그래픽=감사원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

더 큰 문제는 인구 대다수가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구성, 도시의 활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장래 인구추계를 바탕으로 광역시·도별 고령인구를 전망한 결과 전국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707만명(13.8%)에서 50년 후인 2067년 1827만명(49.5%)로 증가하고, 2117년에는 79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52.8%)을 넘어선다. 현재 60만명(1.2%)에 불과한 85세 이상 초고령인구는 100년 후 19.3%p 증가해 309만명이 된다. 전체 인구 5명 중 한 명 꼴이다.

인구피라미드는 항아리형 구조에서 점차 역삼각형 구조로 바뀌는데, 소멸 시한부 판정을 받은 지방 소도시의 변화가 가장 빠를 전망이다. 소멸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전남 고흥군의 경우 현재 39.3%인 고령인구 비율이 100년 뒤 76.7%로 증가한다. 청년인구 부재로 인구피라미드 형태는 뾰족한 팽이형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우리나라 시·군·구들이 약 30년 후부터 모두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해 인구학적으로 쇠퇴위험단계에 들어간다"며 "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는 한 고령·초고령층 중심사회가 돼 공동체 인구기반이 점차 소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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