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기 상황을 두고 반도체 수출과 소비 증가세에도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지난 3월부터 내놓은 한국 경제 '경고등' 판단을 유지한 셈이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중동 전쟁 지속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며 "원유 수송 차질로 생산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됐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 3월부터 중동 전쟁 영향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 '경기 하방 위험 확대' 등의 표현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에도 생산과 소비, 투자, 수출 등이 대부분 개선세를 보이지만 중동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3월 전산업생산(3.5%)은 개선세가 지속되고 조업일수 확대로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서비스업생산(5.1%)과 소매판매액(5.0%)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관련 투자가 일시적으로 조정됐지만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가 급증하면서 전월(6.2%)에 이어 9.2%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건설기성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전월(-4.3%)에 이어 5.4% 감소했다.
4월 수출(48.0%)은 ICT 품목 호조세가 견인했다. 품목별로는 AI(인공지능) 관련 수요의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반도체(173.5%)와 컴퓨터(515.8%)가 대폭 증가했고 변동성이 큰 선박(43.8%)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16.7%)은 유가 급등으로 주요 에너지원(6.9%)이 증가했고 이를 제외한 품목(19.5%)도 반도체(53.2%)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다만 4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21.9%)를 중심으로 전월(2.2%)보다 높은 상승률(2.6%)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동일한 2.2%를 기록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 2.6% △3월 2.7% △4월 2.9%였다.
KDI는 "중동 전쟁의 영향이 3월 실물지표에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원유 수송 차질로 생산 비용이 증가하는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동 전쟁으로 4월 소비자심리지수(99.2)는 하락했고 중동 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은 반도체 부문 이외의 설비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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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건축수주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착공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전쟁에 따른 건설비용 상승은 향후 건설투자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중동 지역 긴장이 지속되며 대외 통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모습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