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한국 축산업은 '공장식 축산업' 또는 '집약식 축산업'으로 불리운다. 마치 공장 생산라인에서 가공품을 생산하듯 가축이 사육되면서다. 기계화된 시스템 하에서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기위한 사투가 벌어진다. 가축은 좁은 공간에서 밀집사육되고, 질병을 줄이기 위한 항생제 투여도 거침이 없다. 빨리 살찌워 사육기간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심지어 도축장으로 향하는 차량내에서도 가축은 비좁은 공간을 견디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한우를 키워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소를 단순 상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매일 소들과 눈을 마주치고, 맛있는 사료를 준비하고,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지거든요. 가족과 같은 존재 아닐까요. 여담이지만 스트레스를 받지않는 소는 건강할 뿐만 아니라 고기 맛도 좋아요"(만희농장 공동대표 김소영씨·41)
지난 달 25일 찾은 전남 해남 만희농장의 풍경은 밀집사육이 행해지는 여느 축산농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축사로 이어지는 운동장엔 햇볕을 즐기는 소들의 발걸음이 여유로왔고, 넉넉한 축사에는 건조한 볏집들이 깔려있는 게 '호텔급' 시설을 연상케 했다. '동물복지인증 한우 1호' 농장은 역시 달랐다.
만희농장 한 쪽에는 노랑색 바탕의 커다란 안내판이 자리하고 있다. 만희농장의 위상을 보여주는 '유기한우, 전남1호 제49-2-1호' '동물복지 한우 전국 1호, 제 동물복지-15-14-4-1호' 2개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유기사료를 사용하는 유기한우 농장이라는 것과 동물복지축산농장이라는 인증이었다.
만희농장은 김성희씨(67), 부인 양만숙씨(64), 외동딸 김소영씨(41)가 함께 운영하는 가족 경영 농장이다. 동물복지 시설을 갖춘 농장에서 한우 170두를 유기사료로만 사육하고 있다. 농장에서 생산된 한우는 서울 현대백화점에 전량 납품되고 있다.
만희농장 대표자는 양만숙씨와 딸 소영씨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2008년 양 대표가 한우 2마리를 사육하면서 농장을 운영했고,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으로 일하던 남편 김씨가 2012년 퇴직하면서 '농장 일꾼'으로 합류했다. 딸 소영씨도 2014년 귀농, 농장일을 돕고 있다.
동물복지농장 인증제도는 동물의 본래 습성을 유지하면서 사육되도록 동물복지 요건을 갖춘 축산농장을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2012년 첫 도입돼 올해 까지 산란계 177개소, 육계 127개소, 양돈 17개소, 젖소 23개소 등 총 345개소가 인증을 받았다. 만희농장은 전국에서 하나 밖에 없는 한우 인증농장이다.
한우의 경우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일반기준(4개)은 물론 소의 관리방법(46개), 사육시설 및 환경(43개), 소의 상태 평가(5개) 등 점검항목만 98개를 충족해야 한다. 송아지 우리의 경우, 외풍을 차단하면서 수분응결이 안되도록 공기순환이 잘 돼야 한다. 또 다른 송아지들을 보고, 듣고, 냄새 맡을 수 있는 곳에 위치시켜야 하며 배수가 잘되고 깔짚이 잘 깔려 있어야 한다.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보온등과 같은 보온시설 설치도 의무사항이다.
운동장, 사육밀도, 풀사료 급여 등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다보니 인증 받기가 쉽지 않다. 김씨 가족은 이미 유기한우 농장 인증을 받은 상태이지만 프리미엄 가치를 더하기 위해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을 받았다. 2년간 운동장과 축사면적을 확대하고 소들이 본래의 습성대로 생활할 수 있도록 사육환경 조성을 구비했다.
만희농장에서는 100% 유기사료만을 쓴다. 생산 하기 쉽지않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유전자 변형이 없고,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가축의 성장발육에 좋다. 김씨가 해남에 위치한 9개 유기한우농가와 '땅끝유기한우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유기조사료 생산단지를 조성한 것도 안정적인 유기사료 공급을 위해서였다.
한우 사양관리를 위해 김씨 가족은 노력한다. 딸과 아버지는 가축 생리를 직접 공부하기 위해 순천대 농업마이스터대학(한우과정)을 수료했다. 또 해남군 농업기술센터와 전남한우산학협력단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수시로 찾고 있다.
김소영 만희농장 공동대표는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 축산인 유기축산이 필수"라며 "주변 축산농가와 이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노하우를 나눠 다 함께 행복한 축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