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 같은 하이브리드, 세금 안 깎아주면 안 팔릴까[세종썰록]

세종=김훈남 기자
2022.02.28 13:00
[편집자주]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저공해차에서 제외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열린 혁신성장 빅(BIG)3 회의를 주재에서 이르면 2025년 하이브리드 차량을 저공해차(친환경차)에서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바꿔 말해 소비자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개별소비세(개소세) 100만원·취득세 40만원 감면 혜택이 없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서울 남산터널같은 혼잡통행료 면제 혜택과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50% 할인 혜택도 없어집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보유 중이거나 구매를 계획 중인 소비자로서는 쏠쏠한 혜택이 사라지는 셈이니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정부의 보조는 2009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2009년 하이브리드 차량을 저공해 2종 차량으로 지정하고 개소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을 지원했습니다. 세제 감면에 더해 2015년부터는 100만원씩 구매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에 비해 비싼 차랑가격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권장했던 정부가 '변심'한 것은 후발 주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같은 화석연료를 일절 쓰지 않는 일명 '무공해 차량'입니다. 내연 기관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정부의 정책 목표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순수 전기차로 넘어가기 위한 다리 역할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인 점을 고려하면 언젠간 올 이별이기도 합니다.

사실 정부의 저공해차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제외하기로 한 것은 이미 예고된 결정입니다. 환경부는 2019년 11월 미세먼지 종합 관리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방침을 밝혔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도 적게나마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만든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2023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저공해차 분류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와 소비자는 매번 하이브리드 차량 저공해차 제외 방침이 나올 때마다 반대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내연차 대비 가격경쟁력을 많이 확보했다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여전히 비싼 가격인 데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친환경차 10대 중 7대가 하이브리드 차량(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친환경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실적을 보면 이 같은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팔린 하이브리드 차량(HEV)은 22만2869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는 1만9701대였습니다. 2020년에 비해 35.9%, 84.1% 판매가 급증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구매 보조금이 폐지된 2019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500만원 구매 보조금이 폐지된 2021년 이후에도 이들 차량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정부 보조금 보다는 친환경차 시장 성장세가 더 강하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부 보조금 정책이 그렇듯 한번 만들기는 쉽지만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친환경차 제외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2~3년 미룬 2025~2026년으로 잡았습니다. 그나마도 앞으로의 '큰 방향성'일 뿐 2024년 최종 제외시점을 한 번 더 검토하기로 하고 친환경차법 개정을 통해 하이브리드 부품 업계에 대한 지원은 이어가겠다고 한 점을 고려하면 정부 역시 기존 입장에서 충분히 물러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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