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장비도 못 꺼내" 체육계 불똥 …올림픽경기장 봉쇄 왜 못 푸나

"선수 장비도 못 꺼내" 체육계 불똥 …올림픽경기장 봉쇄 왜 못 푸나

민수정 기자
2026.06.11 16:5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체육단체, 업무마비 호소…경찰 "선거사무 종료된 상황"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의 업무 정상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 도중 한 여성이 기자회견을 가로막으며 항의하고 있다./사진=뉴스1.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의 업무 정상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 도중 한 여성이 기자회견을 가로막으며 항의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둘러싼 재선거 요구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체육계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이 경기장 출입을 통제하면서 입주 체육단체들은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국가대표 훈련 장비 지급부터 국제대회 참가비 집행, 국가시험 준비까지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은 강제 해산 조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1일 서울시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지방선거 재선거 요구 시위가 벌어지는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는 1만명이 넘는 시민이 집결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일대를 통제하며 내부 출입을 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장 내부에 선거 관련 자료가 보관돼 있다고 주장하며 관계자들의 출입과 물품 반출을 주시하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에는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펜싱협회 등 여러 체육단체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관계자들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각종 행정 업무와 대회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입주 체육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 마비를 호소했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 지원과 국제대회 준비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펜싱협회는 세계·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참가비와 호텔비 지급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펜싱협회 관계자는 "펜싱 칼이 협회 사무실 창고에 보관돼있는데 선수들에게 며칠째 지급 조차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9일에는 핸드볼 여자 유소년 국가대표팀이 경기장 출입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소지품 검사를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

시위 장기화 피해 커지는데…경찰 "이동조치 어렵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기장이 봉쇄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현장 갈등 봉합 조짐은 아직이다. 체육단체들은 시위 참가자들과 여러 차례 출입 문제를 협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날 체육단체들의 기자회견 도중에도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야유와 욕설을 쏟아내며 충돌이 벌어졌다.

다만 경찰은 강제 해산 조치는 현재로서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지난 5일 잠실7동 투표소 앞 시위 당시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투표함 이송을 위한 이동 조치를 실시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다고 보고 있다.

선거 업무가 종료됐고 생명·신체에 대한 위협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경기장 일대가 개방된 공간인 만큼 강제 해산의 실효성도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규모 해산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경찰은 경기장 시위 현장에서의 폭행 등 불법행위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장에는 대화 경찰을 증원 배치했고 서울경찰청 지휘부가 직접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전날 박정보 서울경찰청장도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정당한 직무를 수행 중인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허위사실 유포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서울청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책임 기관 수장들의 잇따른 사퇴도 혼란을 키우고 있다. 시위 현장 지휘 책임자인 오상택 송파경찰서장은 건강상 이유로 지난 9일 면직 신청했다. 민소영 송파구 선거관리위원장 역시 위원장 위촉 4개월여 만에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