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벌써 '10호' 나온 중대재해법, 개정 논의 이르다

김주현 기자
2022.03.02 05:38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는 경영진 처벌이 아니라 예방할 수 있는 중대재해를 줄이자는데 있다."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보니 경영책임자가 현장 안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중대재해법의 핵심 목표는 처벌이 아닌 안전사고 예방에 있다. 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가 발생한 여천NCC나 삼표산업 등은 유사 사고 전력이 있는 곳이다. 고용부는 앞선 사고 이후 경영진이 어떤 안전 조치를 취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난 1월27일부터 2월26일까지 한 달동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건)보다 17건 줄었다. 아무래도 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 안전 강화에 신경을 쓰다보니 지난해 말부터 사망사고가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고용부는 보고 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끼임, 추락사고 같은 후진적 재해 비율이 높다. 안전모·안전띠 착용, 안전대 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켜도 줄일 수 있는 사고들이다. 기업에서도 대표이사 처벌과 책임을 피하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현장을 고려한 실체적인 안전 체계 구축과 이행 점검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고용부는 2인1조 작업같은 기본적인 체계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규모가 큰 기업들도 중대재해법 처벌을 피하기 위한 면책 사안에만 관심이 있지 현장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아직 법 시행 이후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대표이사가 입건된 경우는 4명뿐이다. 기소까지도 이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처벌 수위나 법 개정 논의가 시작되긴 이른 시간이다.

기업들은 너나없이 '1호가 될 순 없다'고 외쳤지만 벌써 '10호'까지 꼬리표가 붙었다. 재계를 중심으로 중대재해법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꾸준하지만 각각의 현장 위험요소를 고려한 안전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할 '의지'가 우선이다. 아직은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할 때다.

기자수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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