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오세훈 중장기 서울미래 그린 이유는?..4선 도전 공식화

김지현 기자
2022.04.08 05:20

재보궐 선거 승리 후 매년 마스터플랜 제시…시의회·시민단체와 갈등 풀어야할 숙제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스1

"5년을 한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우고 일하겠다."

오는 8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월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비전을 갖고 시정을 이끌어가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실제로 오 시장은 그간 이런 구상에 맞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1인 가구·청년지원 정책 확대, 안심소득 시범사업 등 다양한 정책들을 내놨다. 하지만 대부분 '중장기 계획'에 방점이 찍히면서 1년이란 시간적 한계에 부딪힌 부분도 적지 않다. 지난 6일 오 시장이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4선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이유다. 여기에 서울시의회·시민단체 등과의 갈등도 아쉬운 부분으로 평가된다.

'서울비전 2030' 등 중장기 비전 제시…청년·1인가구 투자
/자료=서울시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오 시장은 취임 이후 '서울비전 2030'을 내놨다.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 △국제도시경쟁력 강화 △안전한 도시환경 구현 △멋과 감성으로 품격 제고 등 4가지 정책지향 아래 16대 전략목표, 78개 정책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2040 서울도시 기본계획'을 선보였다. '35층 룰'을 삭제하고, 땅의 용도를 나눠 건물의 높이·용적률 등을 규제하는 '용도지역제' 대신 자율성을 높이는 '비욘드 조닝'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등 도시 변화를 예고했다. 2년 연속으로 굵직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이 주목한 건 청년·1인가구다. 지난달 '2025 서울청년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청년정책에만 6조3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존 서울시 청년정책이었던 '2020 서울형 청년보장' 예산인 7136억원보다 8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인가구에 대해선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을 설립하고 병원안심동행 서비스, 먹을거리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안심소득도 실험을 시작했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한다는 오 시장의 복지철학이 담겼다. 서울시는 기준 중위소득 50%(소득 하위 약 33%) 이하이면서 재산이 3억2600만원 이하인 800가구를 지원집단으로 선정해 시범 추진에 나선다.

189개 공약 정상추진…평가 시기상조 지적도

오 시장의 공약 추진 실행력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달 31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시도지사 및 교육감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 결과발표'에 따르면 오 시장이 발표한 189개 공약은 모두 정상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까지 이행 현황을 살펴보면 완료공약이 6개, 이행 후 계속 추진이 6개, 추진 중은 177개로 확인됐다. 공약 중 일부 추진, 보류, 폐기 등의 공약은 없었다.

다만 임기 1년 차인 만큼 아직 시정 수행능력을 평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진행 중인 사업들의 성과를 내기까지엔 시간이 부족했다"며 "제대로 된 평가를 내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발표에서 오 시장의 공약 중 완료·이행으로 분류된 것은 6.35%(12개)에 그쳤다.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확보재정이 없는 경우도 9개 있었다. △연트럴파크 확장 △임산부 교통비 지원 △안심 장애인 이동(장애인 버스 요금 무료) 등이다. 재정집행이 10% 미만인 사업도 서울형 모아어린이집,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뷰티페스티벌 개최, 청년 월세지원 확대 등 80개였다. 다만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측은 "서울시의 경우 보궐선거로 인해 공약 이행기간이 채 1년이 되지 않았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의회·시민단체와 갈등…새정부와 공조 가능성↑
지난해 10월 코로나 너머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너머서울)이 서울시청 앞에서 오세훈 시장의 노동·민생·시민참여 예산 삭감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시급한 과제도 있다. 서울시의회·시민단체 등과의 갈등 문제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시의회와 예산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올 초 페이스북을 통해 무려 7번에 걸쳐 '지못미 예산 시리즈'를 연재했고 최근에도 지난해 말 예산편성 때 삭감됐던 청년·교육예산의 원상 복구를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조상호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지난해 예산 때도 그렇고 이번 추경 때도 사전협의 없이 거의 통보식으로 예산안이 제출됐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는 정책간담회 등 의논을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일방적"이라고 비판했다.

민간위탁 사업 재정비를 통해 부적격 시민단체를 퇴출하는 '서울시 바로세우기' 사업도 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채연하 사무처장은 "시민사회와 같이 협치를 한다고 했었던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오 시장의 1년은 유감이었다"라며 "노동·민생·시민 참여예산 관련 사업들은 지난해부터 원칙 없이 예산을 대폭 줄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국민의힘이 시의회 의석수를 늘리는데 성공한다면 오 시장은 재선 이후 정책 수행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의 공약 중 부동산 정책만 해도 용적률 향상, 재건축 정밀안전 진단 기준 완화 등 유사한 부분이 많다. 윤태곤 더모아정치 분석실장은 "만약 오 시장이 선거에서 한 번 더 승리하고, 지금 9대1인 서울시의회 구조가 변화하면 지금보다 정책 수행이 쉬워질 것"이라며 "오 시장에 대한 지난 1년 평가는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의 투표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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