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줍줍'으로 과거 110% 수익, 다시 한번?…"지금은 다르다"

김주현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2022.04.20 12:10

[MT리포트] 안전하지 않은 엔화?⑤

[편집자주]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엔화가 전쟁 발발에도 되레 급격히 가치를 잃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대응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저 현상은 왜 생겼고 일본경제엔 무슨 영향이 갈까. 또 우리나라는 이를 어떻게 보고 대응해야 할까.

최근 일본 엔화의 가치가 급락하자 엔화에 대해 '저가 매수 후 보유' 전략의 투자를 통해 차익을 거두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의 매력이 떨어진 만큼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난달 22일 120엔을 돌파한 엔/달러 환율은 19일에는 장중 128엔도 넘으면서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에는 100엔당 원화 환율이 960원선마저 깨지기도 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로 지난해 말보다 10% 넘게 떨어졌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렇다보니 여유가 생기는 대로 엔화를 조금씩 사 모으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순수한 차익 목적으로 엔화에 투자하는 이들뿐 아니라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잦아들면 일본으로 여행을 가려고 미리 엔화를 사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김모씨(37)는 "혹시 여행을 못가더라도 엔화로 환차익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엔화 가치가 떨어진 원인으로는 일본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금리 차이로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가면서 엔화 약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엔화 약세 배경은 미국과의 금리차가 가장 큰 이유"라며 "금리차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엔화 약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미국은 2.8% 수준까지 올라온 한편 일본은 0%대에 머물러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달 3~4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5%p 빅스텝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일본 중앙은행은 계속해서 국채를 사들이고 있어 엔/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KB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원화로 엔화에 투자해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시기는 2007년 6월부터 2008년 12월까지다. 당시 원/엔 환율은 762.32원에서 1598.25원까지 뛰며 최대 110%의 수익률을 선사했다. 연환산 수익률로 따지면 68.9%의 차익이 가능했다.

당시는 엔화가 약세였다가 강세로 돌아섰을 때로, 특히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익이 극대화됐다. 그러나 지금은 엔화가 원화보다 강세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 않고,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약화된 만큼 당시에 비해 엔화의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는 조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달러당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25엔을 넘어서면서다. 엔화에 대해 장기간 투자하는 것보다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125~126엔이 지지선이라고 봤는데 추세적으로 넘어가면서 추가 약세의 여지도 있을 것"이라며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자 매력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화 기준으로 봤을 때 엔화가 저점 근처에 있어 투자 진입을 해도 된다고 본다"면서도 "안전자산인 달러처럼 장기간 보유하는 것보다는 어느정도 회복됐을 때 환차익을 얻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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