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지 않은 엔화?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엔화가 전쟁 발발에도 되레 급격히 가치를 잃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대응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저 현상은 왜 생겼고 일본경제엔 무슨 영향이 갈까. 또 우리나라는 이를 어떻게 보고 대응해야 할까.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엔화가 전쟁 발발에도 되레 급격히 가치를 잃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대응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저 현상은 왜 생겼고 일본경제엔 무슨 영향이 갈까. 또 우리나라는 이를 어떻게 보고 대응해야 할까.
총 5 건
'1달러=128.3엔' 엔화가 반세기 만에 13일 연속 하락하며 일본의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한때 '아베노믹스' 등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의도되기도 한 엔저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사뭇 다르다.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나쁜 엔저'라는 지적에 정치권에서도 '위기론'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역주행하는 '나홀로 금리인하'가 엔화 추락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지만,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돌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 내년 3월 '1달러=150엔'이라는 초유의 엔저를 상정하는 이유다. ━'1달러=130엔'도 코앞? '셀(sell) 재팬' 우려도 ━19일 일본 외환시장에서 장중 1달러는 128.3엔에 거래됐다. 이는 2002년 5월 이래 약 20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1971년 이후 최장인 12거래일 연속 하락이기도 하다. 같은 해 1월의 135엔까지 환율이 오르는 것(엔화가치 하락)도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일본 경제 위기 때마다 만능키로 쓰였던 '엔화 약세' 카드가 빛을 잃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본은행(BOJ)의 '엔저' 고집으로 일본 경제회복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거란 지적이 연이어 등장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1990년 버블(거품) 경제 붕괴 이후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의 늪에서 빠져나오고자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시중에 유통되는 엔화 규모를 늘려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유발하면 경제가 되살아난다는 논리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경기둔화 위기를 엔화 약세로 극복해왔고, 그때마다 일본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깊게 관여해왔다. 19일 달러·엔 환율이 128엔 위로 치솟으며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도, 전 세계의 금융긴축 전환 바람에도 금융완화를 유지하겠다는 구로다 총재의 작품으로 '구로다 엔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엔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이 한층 가속화하면서 일본 서민들도 신음 소리를 내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일본 기업들이 들여오는 원자재, 식재료 값이 급등하면서 물가 부담이 그대로 서민들에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상승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사실상 소득감소를 경험 중인 셈이다. ━전기·가스요금 25% 인상, 도시락 값도 '훌쩍' ━19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오는 5월 도쿄전력홀딩스의 전기요금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5%가량 상승된다. 도쿄가스도 24% 오르게 된다. 연료비 상승은 에너지 수입가격에 후행해 반영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엔저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광열비 인상은 점차 가팔라 질 전망이다. 서민들의 '한끼 식사'를 해결하던 편의점, 저가 외식 체인점의 가격 상승도 눈에 띈다. 수입 밀 가격 급등에 엔저가 겹치며 식자재 부담이 급증해 이를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렸다. 일본의 대표적인 편의점인 패밀
글로벌 무역대국 일본의 엔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엔저 현상은 십수년 전만 해도 한국 경제에 '적신호'로 여겨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치열한 수출경쟁을 벌여 온 일본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수출에 유리한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달러당 130엔을 넘보는 엔저 현상이 다시 벌어지고 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수출전선엔 위기론보다는 좀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대세다. 수출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전공과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외려 일본 기업들의 원자재비 부담이 커져 한국 기업들에는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저가 한국 기업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없다. 기업들은 그럼에도 한일 수출경합도(수출품목이 겹치는 정도) 등 수치를 통해 영향을 간접 측정한다. 한국과 일본 간 수출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다.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일 간 수출경합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UN 컴트레이드(comtra
최근 일본 엔화의 가치가 급락하자 엔화에 대해 '저가 매수 후 보유' 전략의 투자를 통해 차익을 거두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의 매력이 떨어진 만큼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난달 22일 120엔을 돌파한 엔/달러 환율은 19일에는 장중 128엔도 넘으면서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에는 100엔당 원화 환율이 960원선마저 깨지기도 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로 지난해 말보다 10% 넘게 떨어졌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렇다보니 여유가 생기는 대로 엔화를 조금씩 사 모으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순수한 차익 목적으로 엔화에 투자하는 이들뿐 아니라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잦아들면 일본으로 여행을 가려고 미리 엔화를 사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김모씨(37)는 "혹시 여행을 못가더라도 엔화로 환차익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엔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