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뜬눈 지샌 '경제팀'…긴급회의 소화 '급급'

세종=유재희, 김주현 기자
2024.12.05 05:30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정부청사에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들어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04./사진=김근수

지난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사태가 확산된 이후 환율 급등 등 시장 불안에 대응하려 급급했던 시간이었다.

이른바 'F4'(경제부총리·한국은행 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는 두 차례의 금융시장현안 점검회의·긴급비상경제장관회의 등을 열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식히려 애썼다. 특히 자금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고 국민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면서 여론 진화에 나섰다.

지난 3일 밤 10시 28분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4일 오전 1시 국회는 계엄 해제안을 결의했고 오전 4시 30분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하면서 약 6시간 만에 사태가 끝났다.

문제는 시장의 혼란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새벽 한때 주간 거래 종가 대비 39.1원 오른 1442원에 거래됐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22년 10월25일 이후 최고치다. 해외 주식 시장에 상장된 코스피 상장지수펀드(ETF)도 급락했다. 장 중 7.1% 내렸다.

시장의 혼란은 이미 초래됐다. 간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새벽 한때 주간 거래 종가 대비 39.1원 오른 1442원에 거래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22년 10월25일(1444.2원·고가) 이후 최고치다.

전날 밤 계엄령 선포를 의결한 국무회의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는진 알려지지 않지만 계엄령이 실행된 이후 이러한 시장 혼란과 수습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최 부총리는 사태 발생 약 1시간 만인 밤 11시 40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그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등 F4가 소집됐다.

회의에서 나온 메시지는 단조로웠다. 최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후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매일 개최해 위기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고 보다 구체적 추가 시장안정 조치는 각 기관이 점검 후 금일 오전부터 신속히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약 7시간 이후 다시 열린 회의에선 주식을 비롯한 금융·외환 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단 입장을 냈다. 불안정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소 수그러든 영향이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금융수장들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부총리, 김병환 금융위원장.(공동취재) 2024.11.08. /사진=

이어 최 부총리는 오전 10시 20분에도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합동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업 경영할동·국민 일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경제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국민·기업·정부 등 경제 주체들이 합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투자·고용·소비들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생업·기업활동을 이어가 달라"고 말했다.

이후 F4는 각자 회의를 소집, 방안을 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원장, 금융공공기관 등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 레고랜드 사태 때 조성된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날부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RP매매 대상증권과 기관도 늘리기로 했다.

한은이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코로나 확산기 였던 2020년 때도 3개월간 일정 금리수준 아래서 유동성 수요 전액을 제한없이 공급하는 주단위 정례 매입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시장 불안은 꺾이지 않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향후 한국 정국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코스피, 한국 국고채 등 원화 자산에 대한 투심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며 장중 외국인 자금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될 경우 원/달러 상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약속했지만 최근 비슷한 이슈가 부각됐던 프랑스 케이스에 비췄을 때 원화에 닥칠 비상계엄 후폭풍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