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저성장, 경기 침체 등 경고등이 켜졌지만 마땅한 돌파구가 안 보인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정치적 불안정성과 트럼프 2기 등 대내외 여건과 변수가 복잡한 탓에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
11일 관가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 중반대로 수렴하고 있다. 이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1.6%로 낮춘 데 이어 한국은행도 오는 25일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1.9%)를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앞서 한은은 블로그를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6~1.7%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나라 밖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Fitch)는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7%로 낮춰 잡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글로벌 주요 8곳의 투자은행(IB)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1.6%로 한 달 전(1.7%)보다 추가 하향됐다.
문제는 저성장을 탈출할 해법이나 묘수가 딱히 없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 성장 동력을 올릴 상방 요인은 보이지 않는 반면 하방 위험만 잔뜩 쌓여있다.
내수 부진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내수부양책은 국민들이 체감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단 평가다. 당장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현실화되지 못한 정책이 적잖다. 지난해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된 △전년 대비 소비증가분 소득공제율 상향 △노후차 개별소비세 인하 △전통시장 소득공제율 상향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해당 정책에 더해 영세소상공인 점포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2배 높은 소득공제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기업 투자 여건도 녹록지 않다. 트럼프발(發)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에 따라 기업들의 기업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를 뒷받침할 정책 지원이 미흡하다.
결국 기댈 곳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뿐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그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추경을 논의할 국정협의체는 여야 기싸움 속 가동되지 않고 있다.
만약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에 따라 20조원 안팎 규모에 그칠 수 있어 경기 대응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추경을 편성하려면 적자 국채 발행에 의존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대외신인도에 균열이 생긴 상황에서 국가 빚을 무작정 늘리는 '슈퍼 추경'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KDI가 내놓은 해법은 통화정책이다. 경기 뒷받침을 위한 재정정책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현재 상황이 경기 침체나 대량 실업 등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해당하는지 단언하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부터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고 여전히 '고금리'라 보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중립금리가 2% 중반대라고 본다면 어려운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2~3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정책도 제약되는 건 마찬가지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조절 예고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 한미금리차가 확대되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