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정국으로 국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며 차일피일 미뤄졌던 이른바 'K-칩스법'이 국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가전략기술에 인공지능(AI)과 미래형 운송수단을 추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법 개정안도 국회 통과 7부 능선을 넘었다.
정부가 지난해 약속했던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도 올해 말까지 연장됐다. 하지만 그 대상에서 대기업은 빠졌다. 대기업의 투자 환경이 개선됐단 이유지만 산업계에선 임투세액 연장 등 인센티브가 유지돼야 한단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처리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이른바 'K-칩스법'으로 불린다. 반도체 기업의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상향(대·중견기업 15→20%, 중소기업 25→30%)하는 게 골자다.
K-칩스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등을 담고 있는 '반도체특별법'과는 별개다. K-칩스법이 기재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을 거쳐 최종 통과되면 올해 1월부터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높아진다.
그간 K-칩스법이 표류하며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정부 정책 추진 방침에 따라 받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법안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올해 투자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나타났다.
또 AI 기술과 미래형 운송수단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켜 세제 혜택을 주는 조특법 개정안도 이날 조세소위를 통과했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시설투자 때 대·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의 2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는다. R&D(연구개발) 투자에 대해 대·중견기업은 30~40%, 중소기업의 40~50%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저사양 엔비디아칩을 활용한 중국의 생성형 AI '딥시크'가 전세계 AI 업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뜻을 모은 결과다.
아울러 중견·중소기업의 임시투자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2년 연장한다. 지난해와 올해 투자분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임투세는 기업이 신규설비 등에 투자하면 일정 비율만큼 세금을 공제받는 제도다.
하지만 정부가 당초 약속한 대기업은 지원대상에서 빠졌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야당 의원이 대기업 지원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당초 약속한 대로 2024년 투자분의 경우 여야 합의가 있을 때 대기업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도 "다만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지원 대부분이 대기업에 지원되고 대기업 같은 경우 2023년엔 결손이 났지만 지난해엔 이익이 나는 등 투자 여력이 개선된 측면이 있긴 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세소위에선 일부 민생 관련 법안도 통과됐다. 정부가 소비진작을 위해 발표한 노후자동차 교체시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이 추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10년 이상(2024년 12월 기준) 노후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 2025년 6월30일까지 신차로 교체하면 개별소비세를 최대 100만원 감면 받는다.
반면 일반투자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납입한도를 현행 연 2000만원(총 1억원)에서 연 4000만원(총 2억원)까지 늘리는 조특법 개정안은 합의가 불발됐다.
또 지난해 전통시장 사용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한시적으로 현행 40%에서 50%로 10%p(포인트) 상향조정하는 개정안 처리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