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과세표준 구간별로 법인세율이 1%p(포인트)씩 오른다. 최고세율은 25%로 올라간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을 되돌린다는 취지다. 같은 맥락에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의 대주주 기준도 원상복구한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전제로 단계적 인하했던 증권거래세율은 2023년 수준으로 되돌린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25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주요 추진방향 중 하나가 '세입기반 확충 및 제도 합리화'다. 법인세율과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준 기준, 증권거래세율의 환원이 해당 항목에 포함됐다.
법인세율은 윤석열 정부 이전으로 환원한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별로 △0~2억원 10% △2억~200억원 20% △200억~3000억원 22% △3000억원 초과 25%로 법인세율이 올라간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과세표준별로 1%p씩 낮췄던 법인세율을 그대로 되돌린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경기둔화, 법인세율 인하 등으로 세입기반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세입기반 마련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법인세율 인상이 국제적인 추세와 엇박자를 내는 게 아닌지 우려한다. 미국만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율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재부는 프랑스가 2023년에 법인세율을 19%에서 25%로 인상하는 등 다른 흐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법인세는 높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 중 G20(주요20개국) 국가의 평균 법인세율은 23.4%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지난 정부에서 감세를 통해 경기 활력을 제고하고 결과적으로 세수도 증가할 거라는 선순환을 의도했다고 보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과 세수 감소를 고려하면 현재로선 실제 정책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기존 종목당 50억원이던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낮춘 것도 원상복구한다.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는 대주주에 한해 분리과세한다. 기재부는 대주주 기준을 완화한 것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크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기준 조정에 따라 대주주를 회피하기 위한 개인투자자의 연말 매도 완화 효과는 불분명하다"며 "시장 수익률이 매도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세율은 2023년 수준으로 환원한다. 증권거래세는 금투세 시행과 연계해 단계적인 인하 절차를 밟았다. 코스피를 기준으로 2023년 0.05%였던 증권거래세율은 2024년 0.03%, 2025년 0%로 하향조정됐다. 0.15%의 농어촌특별세가 붙긴 하지만, 사실상 '제로 세율'이었던 것이다.
코스닥 증권거래세율은 2023년 0.20%, 2024년 0.18%, 2025년 0.15%다. 정부는 금투세 투입이 무산되자 증권거래세율을 2023년 수준으로 환원한다. 따라서 코스피와 코스닥의 증권거래세율은 각각 0.05%, 0.20%로 바뀐다.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할 경우 코스피의 증권거래세율은 0.20%다. 코스닥에는 농어촌특별세가 붙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금투세 시행과 연계해 증권거래세율을 인하했으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따라 재검토하게 됐다"며 "증권거래세 인하에 따른 자본시장 활성화 효과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