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협상단, 백악관 예산국 찾는다…한미 관세협상 타결 임박?

워싱턴 D.C.(미국)=박광범 기자, 김성은 기자
2025.10.16 13:36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미국과의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16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사진=(인천=뉴스1) 이호윤 기자

한미 통상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나란히 미국을 찾은 대미협상단이 1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관리예산국(The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OMB)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OMB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 및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전날 워싱턴 D.C.에 도착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함께 한다.

대미협상단의 OMB 방문은 한국시간으로 17일 이른 새벽(현지시간 16일 정오 이후)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OMB는 백악관 웨스트윙 바로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EEOB)에 입주해 있다. 미국 대통령실 소속기관으로, '대통령 예산안'(Presidential budget) 마련 등 연방정부 재정 및 법률 검토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상황에서도 행정 절차를 통과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인 까닭에 이번 방문이 한미 간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관련 양해각서(MOU) 문안을 최종 조율하기 위한 자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관세협상을 잠정 타결한 뒤 후속 협상에 착수했지만, 두 나라가 투자 이행 방안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한국은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투자는 펀드 총액의 5% 정도로 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직접적인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과 '대출'로 충당한다는 구상이었지만, 미국이 3500억달러 전액을 지분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으로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3500억달러는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4220억2000만달러)의 약 82.9%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이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한 외환시장 안전판 확보를 투자의 '필요조건'으로 내걸었던 이유다.

다만 최근 들어 협상 분위기가 급변했다. 한국이 지난달 미국에 우리 외환시장 우려 등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했고, 최근 진전된 방안을 미국이 역으로 제시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관련 여러 부분에서 미국과의 오해라면 오해, 이해의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이견은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재 논의 중이며 앞으로 열흘 안에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스와프는 재무부가 아니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소관"이라면서도 "내가 만약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와 같은 통화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우리 외환보유액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화 계좌를 통해 대미 투자액을 집행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외화 유출 없이 사실상 통화스와프와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이럴 경우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3500억달러 가운데 투자 방식 중 현금 비중을 기존 한국 입장보다 높이되, 통화스와프를 일정 규모 보장받는 형태로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실무합의가 최종 합의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란 지적도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3500억달러를 '선불(up front)'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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