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반적인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는 반도체 등 일부 제조업과 대기업에 집중됐고 중소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미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내기도 벅찬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4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42.3%)보다 0.5%포인트(p) 늘었다.
수익성 개선이 반도체 대기업 등 일부 기업에 국한되면서 취약기업들의 어려움은 악화된 셈이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100%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1년간 나타나면 '일시적 한계기업', 3년간 이어지면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30.5%→29.4%)은 하락했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44.1%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면서 전년(191.1%)보다 올랐다.
문상윤 한은 경제통계1국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수익성·성장성 개선이 대기업이나 반도체 중심의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우량하지 않은 중소기업 등의 수익성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수 비중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통계에는 이자비용이 0인 무차입 기업이 제외됐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기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은 개선됐다. 지난해 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3.7%로 전년 대비 증가 전환했다.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 등 반도체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성장성이 개선됐다. AI(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수출단가와 물량 상승한 영향이다.
비제조업에선 운수·창고업이 해상운임지수 상승으로 매출액이 상당 폭 증가 전환했다. 도·소매업은 전년도 면세업 매출 감소의 기저효과로 매출액증가율이 증가 전환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모두 올랐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3.7→5.6%)은 오른 반면 중소기업(3.2→3.0%)은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3.0→8.3%)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2023년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던 점에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비제조업(3.7→4.1%) 중에서는 전기가스업(0.7→6.7%)의 영업이익률이 큰폭 증가했다.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원가 부담이 줄면서다.
기업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119.9%로 전년(120.8%) 대비 0.9%포인트(p) 내렸다. 차입금 의존도(31.4→31%)는 0.4%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