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AI 전력수요, '풍력확대' 카드 꺼내든 정부…경쟁력 확보 관건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2.03 16:57
강원 태백시 삼수동 해발 1303m 매봉산 ‘바람의 언덕’ 고랭지 재배단지 주변에서 하늘을 가르며 돌아가는 풍차 날개. 매봉산의 풍력발전단지와 농업 현장이 맞닿아 만들어낸 이 이색 풍경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상징한다. /사진=홍춘봉

정부가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 중 하나로 풍력발전을 꺼내 들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지형 특성이 풍력에 유리하고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체계에도 부합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제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32%를 차지했다. AI로 인한 신규 전력수요는 2030년까지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선제적으로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그리드 패리티(재생에너지 가격이 화석연료 가격과 같아지는 지점)를 달성한 주요국들은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AI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은 9%에 불과하고 대부분 태양광에 치중돼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풍력 등 전력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뤄진 우리나라는 풍력에 적합한 지형적 특성을 갖고 있다. 해안가나 산지에 위치한 AI 데이터센터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기에도 유리하다.

국내 풍력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과도한 규제와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풍력업계에서는 복잡한 인허가로 인한 개발기간 증가와 이로 인한 비용 상승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다.

비용이 높다보니 경쟁력이 떨어지고 산업생태계도 점차 위축되고 있다. 핵심 기자재인 육상터빈의 경우 2010년에는 국내 생산업체가 10곳이었으나 현재는 1곳뿐이다.

글로벌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추세에도 대응해야 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30년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전력믹스 목표는 21.6%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실제로 요구하는 비율(최소 33%)에 못 미친다. 국내 RE100 가입기업 중 40%가 현실적인 장벽을 호소하는데 가격경쟁력 부족, 공급 제한, 전력구매계약(PPA) 선택지 미비, 복잡합 규제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은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늘려 정부가 풍력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인허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공공 주도의 대규모 계획입지 발굴이 추진된다. 규제 합리화를 위해 관리사무소마다 다른 임도 사용기준을 일원화하고 환경영향평가에서 생태복원 의무 이행시 전문기관 컨설팅과 대체부지 발굴을 지원한다.

육상풍력의 보증지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액의 70%까지 확대하고 융자 지원대상도 넓힌다. 사업비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터빈 등 핵심부품에 대한 기술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의 목표는 현재 2GW인 육상풍력 발전용량을 2035년까지 12GW로 늘리고 발전단가도 대폭 낮추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RE100은 전력 수급과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실물수요로 전환된지 오래"라며 "글로벌 대기업들은 연간 수 GW 단위의 신규 재생에너지 계약을 체결며 산업지형 재편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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