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경제 불확실성에…쓰는 현금 줄었지만, 쌓인 돈은 늘었다

김주현 기자
2025.12.28 12:00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가계와 기업의 현금 보유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두는 경향이 나타나면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에 따르면 개인의 거래용 현금 보유 규모는 1인당 평균 10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8만2000원)보다 2만1000원(+25.6%) 늘었다.

월 가구 소득별로 모든 구간에서 현금 보유액이 늘었다. 연령별로는 60대(12만2000원)의 거래용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았다.

개인의 예비용 현금은 1인당 평균 54만1000원으로 2021년(35만4000원)보다 18만7000원(+52.8%) 늘었다. 연령대별 예비용 현금 보유액은 70대 이상(59만9000원)과 50대(59만1000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은은 "향후 금리 변화와 경제 불확실성이 개인의 현금 수요에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다"며 "예금금리가 오르면 보유 현금을 줄이겠다는 답변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 현금 보유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은행

기업의 현금 보유도 늘었다. 기업이 현금 보유액은 977만8000원으로 2021년(469만5000원)보다 508만3000원(+108.3%) 증가했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비상시 유동자산을 늘리기 위해 현금 보유를 늘렸다는 답변(36.3%)이 가장 많았다. △매출 증가에 따른 현금 취득금액 증가(30.2%) △현금거래를 통한 익명성 보장(17.8%) 등도 주요 요인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금 사용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개인의 월평균 현금 지출액은 3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50만6000원) 대비 18만2000원(-36%) 줄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지출액 대비 현금 지출 비중(17.4%)도 4.2%포인트(p) 낮아졌다.

연령별로는 60대(20.8%)와 70대 이상(32.4%)의 현금 지출 비중이 컸다. 전연령 평균은 17.4%로 집계됐다.

기업은 현금 사용 감소 폭이 더 컸다. 기업의 월평균 현금 지출액은 112만7000원으로 2021년(911만7000원)보다 799만원 줄었다. 4년 동안 8분의 1토막 났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현금 지출(220만원)이 2021년(470만원) 대비 큰 폭 감소했다. 주로 일상적 경비지출(76.4%) 목적의 현금 사용이 줄었다.

한편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개인 응답자의 45.8%는 현금 없는 사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17.7%)을 크게 웃돌았다. △금융약자의 거래 불편 △비상시 경제활동 곤란 등이 주요 우려로 지적됐다. 기업도 반대 의견(29%)이 찬성(16.3%)보다 많았다.

현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사용선택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은 긍정 답변(59.1%)이 과반을 넘었다. 2022년(49.6%) 조사 때보다 10%p 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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