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여년간 빌트인(내장형)·시스템 가구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에넥스, 한샘, 현대리바트 등 48개 가구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2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48개 가구사의 빌트인 특판가구·시스템 가구 입찰담합 의혹과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50억원(잠정)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건 담합에 가담한 업체는 △에넥스 △한샘 △현대리바트 △넥시스 △넵스 △해커디자인하우스부산 △우아미 △에몬스가구 △우아미가구 △신세계까사 등이다. 다만 라프시스템은 가담 입찰수가 적고 낙찰받은 금액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시정명령만 부과 받았다.
빌트인 특판가구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대단위 공동주택 건축사업에서 건설사 및 시행사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가구를 말한다. 시스템 가구는 알루미늄 소재 기둥에 나무 선반을 올려 제작하는 가구로 아파트 드레스룸이나 팬트리 등이 해당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가구사는 경쟁 심화로 인한 저가 수주 경쟁을 방지하고 지명경쟁 입찰에서의 입찰참가자격 유지 등을 목적으로 담합을 벌였다.
구체적으로 35개 가구사는 2013년 9월부터 20022년 5월까지 54개 건설사가 발주한 총 240건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나 입찰가격 등을 합의했다. 유선통화 등을 통해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합의한 뒤 낙찰예정자가 들러리업체에 입찰에 활용할 견적서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가구사들은 낙찰예정자를 결정하지 않고 입찰가격만 공유하는 형태로도 담합했다. 이 경우 들러리 업체는 주도적 역할을 한 사업자가 공유해 준 견적을 바탕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또 16개 가구사는 2016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부영주택 등 16개 선설사가 발주한 총 93건의 시스템 가구 입찰에서 담합을 벌였다. 모델하우스 시공업체를 낙찰예정자로 정하거나 제비뽑기 등의 방법을 이용해 낙찰순번을 정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아파트·오피스텔 등에 설치되는 빌트인·시스템 가구 관련 입찰담합 행위를 제재해왔다. 이번 조치를 포함하면 시정명령 또는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가구업체는 총 63개다. 이들이 부과받은 과징금 총합은 1427억원에 이른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구업계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입찰 담합행위를 뿌리 뽑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의식주 등 민생과 밀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 제재함으로써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국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