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피했다…조건 걸고 내년에 '지정 재검토'

세종=정현수 기자
2026.01.29 19:00

정원조정과 조직개편 때 금융위와 협의 명시화
공운위, 내년에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재검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년도 제1회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지정이 조건부로 유보됐다. 정부는 금감원처럼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미지정된 기관들의 목록과 사유를 공개한다.

재정경제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개최하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은 재경부 장관이 매년 1월 31일까지 공공기관을 지정하거나 지정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운위는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조건'을 내걸었다. 앞으로 정원조정과 조직개편 때 주무 부처와의 협의를 명시화한다. 기관장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 등 경영공시 강화와 복리후생 규율 항목 확대 등도 추진한다.

아울러 제재 위주의 금융 감독에서 사전·컨설팅 검사 방식으로 전환, 검사 결과 통지 절차 마련, 기타 검사·제재 절차·면책 등 금융감독 쇄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

재경부는 지정 유보 조건을 금감원 경영평가 편람에 반영해 공운위에 보고한다. 공운위는 유보 조건 이행과 경영효율화 성과 등을 보고 내년에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재검토한다.

2009년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금감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려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금감원 권한은 확대된 반면 권한 행사의 적정성 논란, 불투명한 경영관리 등 공공성과 관련한 외부 지적이 계속돼 권한에 걸맞은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 체계 개편 철회 등으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의도 다소 힘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공공성·투명성과 자율성·전문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구 부총리는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금감원 운영 및 업무 전반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수는 있을 것이나 주무 부처 중심의 현행 관리·감독 체계와의 중첩으로 자칫 자율성과 전문성 훼손이라는 비효율적 결과가 초래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공운위는 이날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함에도 미지정된 기관들의 목록과 사유를 공개하는 방안도 결정했다. 해당 기관들의 자율 경영공시 현황과 주요 공시항목 분석 결과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기관의 관리체계 개편 성과와 향후 경영평가 등 운영 방안을 공운위에 보고했다. 공운위는 필요할 경우 내년에 과기계 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재검토한다.

한편 이날 공운위에선 한국관세정보원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 11개 기관이 새롭게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전체 공공기관은 342개로 늘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공기업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정부기관으로 유형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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