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형 존디어'를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 농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 연내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세계적 수준의 농업 AX(AI Transformation)기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 농업 AX 플랫폼 추진방안(안)'을 보고했다.
이번 사업은 기존 스마트농업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고 AI 중심으로 농산업 생태계를 혁신하기 위해 추진됐다.
현행 스마트농업은 시설·장비 보급 중심으로 이뤄져 생산성을 끌어내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스마트농업을 도입해도 환경 제어와 의사결정은 생산자 숙련도에 좌우됐다.
AI·로봇 등 첨단기술 확산도 더딘 상황이다. 2024년 기준 시설원예 스마트농업 보급 면적 중 고도화된 AI 적용 비율은 약 5%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AI·로봇 등 국산 첨단 기술을 농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AI 트랙터를 개발한 미국의 농기계 기업 존디어(John Deere) 같은 농산업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존디어는 전통적인 트랙터 제조업체였지만 로보틱스와 AI 솔루션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 자율주행 트랙터를 비롯해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 모델을 개발했다.
사업의 핵심은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 출자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총 사업비는 29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정부 출자금은 최대 1400억원이며 올해 예산엔 700억원이 반영됐다.
SPC는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된다. 지분 구조는 공공 최대 49%, 민간 최소 51%로 구성해 민간 주도로 운영하되 공공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SPC는 AX 플랫폼 농장과 일반 농장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계획이다. 최적 생육 알고리즘, 병해충 조기 진단 등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를 일반 농가와 농업법인에 확산 가능한 서비스로 확장한다.
이와 함께 지능형 AI 온실을 조성해 일 년 내내 생산이 가능한 모델을 만든다. 피지컬 AI를 활용해 노지 스마트농업도 실현한다. 수익성은 AI 솔루션 구독 모델과 표준 농업데이터 판매로 확보한다.
축산 분야에서도 축사 환경과 가축 개체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사양관리, 질병 조기 감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도입한다.
정부는 이를 'K-AI 농업'의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외국산 농기계 의존도를 낮추고 검증된 AI팜 모델을 수출해 신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사업 부지를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로 지정하고 인·허가 의제 및 공유재산 특례를 적용하는 등 제도 지원을 병행한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금융을 통한 융자 지원도 검토한다.
정부는 이달 중 공모 및 사업설명회를 열어 4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중 선도지구를 지정한 뒤 연내 SPC 설립을 추진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로봇 기반 농업 전환을 통해 고령농이나 농업에 처음 뛰어드는 이들도 전문적으로 농업을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며 "농업의 생산성 혁신과 함께 새로운 수출 산업을 창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