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6.17.](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6/2026061715285039367_1.jpg)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5월 전망 당시보다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뿐 아니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정보기술(IT) 업종 성과급 확대와 임금 상승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중동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앞으로의 물가 경로에는 여전히 상방 위험이 잠재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지난해 하반기(2.2%)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내외, 근원물가는 2% 중후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방 요인으로는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 지연 △고유가 충격의 여타 품목 확산 △국내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 등을 꼽았다. 내년에도 소득 여건 개선과 임금 상승세 확산에 따라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모두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신 총재는 "그간 누적된 고유가 영향이 에너지뿐 아니라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으로 파급될 수 있다"며 "임금 상승 또한 비용과 수요 양 측면에서 물가 상방 압력을 더 높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 총재는 5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 당시보다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당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도 2.4%로 0.3%포인트 높여 잡았다.
신 총재는 "지금까진 계속 비용을 강조해왔는데 이번에는 임금과 수요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5월 전망 때보다 더 강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T 수출이 워낙 잘 되고 있고, 임금의 흐름도 좀 더 지켜봐야 할 변수"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후반대로 내려온 데 대해서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원유 공급 정상화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신 총재는 "원유 생산은 수돗물을 열고 잠그듯 단시간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생산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산 재개를 위한 과정이 복잡해지고 해운·보험 등 여러 경영상 문제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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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원화 약세가 유가 상승 충격을 증폭시키는 '이중 효과'를 가져온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화 약세는 유가 상승을 증폭시킨다"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한국과 유럽, 일본 등 원유 수입국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직접 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간접 효과와 2차 파급 효과"라며 "기대인플레이션과 기업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쳐 악순환이 생기면 그때는 통화정책이 늦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크게 상충되는 면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초 재정 지원이 총수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 않는다"며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고 말했다.
5월 금통위 당시 일부 금통위원들이 초과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써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당시엔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었고 지금보다 상황이 안 좋았다"며 "단기적으론 채무 상환도 한 용도지만 다른 용도도 있을 거고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과세수는 통화정책 떠나 큰그림으로 봐서 한국경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 제기되는 임시 금통위나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시장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도 "오늘 설명한 물가 상황은 통화정책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존의 금리 인상 방향성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