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질타한 포스코E&C…공정위 "산재비용 하청업체에 떠넘겨" 제재 착수

세종=박광범 기자
2026.02.25 12:00
사진제공=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포스코E&C 등 4개 건설사의 산업 안전 관련 부당 특약 설정 등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해 포스코E&C 건설공사 현장에서 잇따라 산업재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산업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공정위는 지난 2일 산업 안전 관련 부당특약 설정행위 등에 대한 행위 사실, 위법성 및 조치의견 등을 기재한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포스코E&C에 송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앞서 △다산건설엔지니어링(2025년 11월27일) △엔씨건설·케이알산업(2025년 12월1일)에도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 및 그에 대한 조치 의견을 기재한 문서다. 단, 위원회 최종 판단을 구속하진 않는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뤄진다.

앞서 포스코E&C 건설현장에서 △김해아파트 공사 중 추락사고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공사 중 추락사고 △함양-창녕 고속도로 공사 중 끼임 사고 등 지난해에만 4건의 산재사고(5명 사망)가 발생하자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종합적인 산업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7월 3개 건설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8월 포스코E&C에 현장조사를 나갔다.

조사 결과 심사관은 포스코E&C가 수급사업자에 건설공사를 위탁하면서 △건설장비가 현장에 반입된 후에는 방호장치(후방카메라, 후방경보기) 설치 비용을 안전관리비에서 정산이 불가하다는 특약 △추락, 충돌 등 불안전행동 선행관리제도 미준수 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수급사업자의 책임이라는 내용의 부당 특약을 설정한 사실을 발견했다.

나머지 3개 건설사는 안전사고시 수급사업자가 보상비 등 일체 비용을 부담하고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진다는 특약을 설정하고 있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안전관리비용을 수급사업자에 부당하게 전가시킬 우려가 있는 약정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책임 여부에 분담해야 할 비용이나 책임을 수급사업자에 떠넘길 우려가 있는 약정 등의 설정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포스코E&C가 경쟁입찰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7억7500만원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포스코E&C와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법령에 정한 기한(공사 착공 전) 이후 서면을 발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 심사관 측은 심사보고서에 4개 건설사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부과 및 법인 고발 의견을 담았다. 해당 행위의 과징금은 행위의 중대성 판단에 따라 최대 20억원까지 부과 가능하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산업재해 관련 불공정 거래행위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중대재해 관련 통계 및 익명제보 분석을 통해 주기적으로 산업재해 다발업체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원사업자가 산업안전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특약 및 부당감액을 시정해 안전사고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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