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한 사상 첫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농지 투기를 차단하고 '경자유전'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한 조치다. 수도권 등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역이 우선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농지 전면 조사 방안을 실무 검토 중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와 관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 등이 점검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수도권 등 투기 우려 지역을 우선 들여다보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다만 조사 범위와 기준, 착수 시점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검토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농지도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농지 관리가 엉망이다. 투기 대상이 돼 버렸다"며 "농지를 사서 농사짓는 척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한 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그동안 매년 일부 농지를 표본으로 추출해 이용 실태를 점검해왔다. 최근 취득 농지나 농업법인 소유 농지 등 위반 가능성이 있는 '위험군'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 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다만 조사 범위는 전체 농지의 10%에 못 미치고 점검 항목도 제한적이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실시된 농지 이용 실태조사에서 처분명령을 받은 인원은 총 7722명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1500명 이상으로 처분 대상 농지 면적은 917㏊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되는 사상 첫 전국 단위 전수조사가 농지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사태 당시에도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농지 관리는 헌법상 원칙이기도 하다. 헌법은 국가가 농지에 대해 '경자유전' 원칙이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경자유전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농지법 역시 농지의 취득과 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농업경영에 이용하는 경우에만 소유를 허용하고 투기 목적 보유는 금지한다. 다만 상속 농지나 8년 이상 영농 후 이농한 경우, 주말·체험 영농 목적 등은 예외로 인정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방안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적극적으로 실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조사 범위와 일정은 내부 의사결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