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동 지역 무력 충돌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긴급 점검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4일 오전 8시30분 이창용 총재 주재로 '중동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고 전일 런던·뉴욕 시장에서 나타난 원화 환율 급등락 배경과 주요국 환율 움직임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주요국과 한국의 환율 변동 상황을 비교·점검하며 최근 움직임이 국내 여건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인지 여부를 면밀히 살필 방침이다.
한은은 간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을 일시적으로 넘는 수준까지 움직였지만, 현재 상황은 과거 외환불안 국면과는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한국의 대외차입 가산금리와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은은 중동 상황 전개에 따라 환율·금리·주가 등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등 국내 펀더멘털과의 괴리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시장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필요 시 정부와 협조해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새벽 0시5분쯤 원/달러 환율은 1506.1원까지 치솟았다가 새벽 2시 1485.7원에 마감했다. 이는 전날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1466.1원)보다 19.6원 급등한 수준이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12.9원 오른 1479원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당시 환율은 1600원에 근접한 바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데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로 외화 자금이 유출되면서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간 시장에서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3일(미국 현지시간) 장중 99.68까지 상승했다가 99.06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0.5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