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년 만에 부활시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후 사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일부 주유소에선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18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요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평균 1800원대에 안착하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842원 선을 기록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1700원 후반대인 주유소들도 있다. 이는 최고가격제 시행 직전인 지난 10일 기록했던 최고점 대비 약 6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특히 가격 상한선이 리터당 1713원으로 설정된 자동차용 경유는 1843원대를 기록하며 휘발유와의 가격 역전 현상이 해소되며 동반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정부가 정유사의 출고가(공급가)를 강제로 제한하면서 재고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를 중심으로 가격 인하가 선도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 따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24원, 경유는 1713원으로 고정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종로구와 중구 등 임대료가 높은 지역에서도 2000원을 상회하던 주유소들이 속속 1800원대 후반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국제 석유 시장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기준 수입 원유의 지표가 되는 두바이유는 전일 대비 3.91% 상승한 배럴당 127.86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역시 각각 98.71달러, 103.14달러로 올라섰다. 통상 국제 유가 상승분이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매가에 반영되지만 현재 국내 가격은 정부의 출고가 제한 조치로 인해 국제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뚜렷하다.
시장은 전략비축유 2246만 배럴의 물리적 방출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로 가격 상한을 누르는 동시에 비축유 방출과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 도입을 통해 시장에 물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도입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