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전기차 보조금 조기소진 행렬…추경으로 예산 늘리나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3.16 15:29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AIoT 국제전시회'에서 전기차 충전 로봇이 자동 충전 시연을 하고 있다. 2025.11.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지난 몇 년간 부진했던 전기차 수요가 최근 살아나면서 연초부터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1차 물량 조기 소진이 잇따른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목표를 전년 대비 줄이며 예산도 보수적으로 편성했는데 보조금 소진이 빨리질 경우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예산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5만203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9474대) 대비 167% 급증했다. 차종별로는 전기승용차가 4만2928대로 전년 대비 163.5% 늘었으며 전기화물차는 8772대로 207% 늘었다.

전기차 구매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보조금 소진을 겪은 소비자들이 올해 지자체의 보조금 공고 직후 신청이 대거 몰리면서 연초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통상 지방비는 국비의 10~30% 정도로 각 지자체의 재정 여력에 따라 달라진다. 지자체는 연중 2~4회에 걸쳐 전기차 보조금 지원물량을 공고하는데 연초부터 수요가 몰리면서 1차 지원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중이다.

지난 9일 기준 160개 지자체(광역·기초) 중 1차 지원물량이 소진된 지자체는 전기승용차 36곳, 전기화물차 48곳이다. 대구와 대전의 경우 전기승용·화물차 보조금이 모두 소진됐고 부천, 옥천, 천안, 공주, 아산 등 34개 기초단체에서도 전기승용차 보조금이 조기 소진됐다.

정부는 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전기승용·화물차 간 물량을 조정하고 1차 물량이 소진된 지자체는 2차 공고를 조속히 진행하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연초부터 빠른 보조금 소진 속도를 감안하면 예산의 추가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고성장세가 이어지던 전기차 시장은 2022년쯤부터 경기둔화와 주요국의 보조금 축소, 화재 위험성 등의 요인이 겹치며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도 2021년 115%, 2022년 63.8%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2024년에도 9.7% 감소로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예산 불용액도 늘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전기차 보조금 실집행률(예산액 대비 집행액 비율)은 70~80%대에 그쳤다. 매년 2000억원 이상 불용액이 발생했다. 전기차 보조금 집행이 부진하자 지난해에는 2차 추경을 통해 무공해차 보급사업 예산 3623억원을 삭감하기도 했다.

올해 전기차 예산도 다소 보수적으로 편성됐다. 보급목표는 전기승용차 기준 지난해 23만4000대에서 올해 20만8000대로 감소했다. 올해 전기차 보급사업 예산은 1조6114억원으로 지난해 본예산 대비 5.9% 늘었는데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지원하는 전환지원금을 신설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예산은 소폭 늘어나게 됐다.

올해는 주요 전기차 모델의 가격 인하와 신차 출시, 전환지원금 신설 등으로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서 예산 추가 확보 필요성도 커진다. 현재와 같은 전기차 판매속도가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지난해 추경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삭감됐지만 올해 추경에는 증액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불안한 중동 정세와 고유가 등에 대비하기 위해 다음달까지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세수 규모 등을 감안하면 추경은 10조~20조원 규모로 편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연초 전기차 수요가 많긴 하지만 변수가 많아 추이를 더 봐야 한다"며 "추경 반영 여부는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