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수급 불안… 이번주 '수출제한' 강수

세종=조규희 기자
2026.03.25 04:10

생산·도입 출하량 보고 의무
정부, 매점매석 금지 등 추진
주중 '석유 최고가격' 재지정

정부가 이번주 내 나프타(납사)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발동한다. 생산·도입 출하량 보고가 의무화되며 매점매석이 금지되는 긴급수급조정명령도 시행될 예정이다.

24일 서울시내 비닐공장에서 직원들이 비닐을 재단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비닐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비닐의 핵심원료인 나프타의 수급불안 우려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종량제 봉투 구매수요가 급증했다. /사진=뉴시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납사의 경우 현재 생산·도입량을 (정부에) 보고하고 매점매석 금지, 수출제한 등을 포함해 상황이 장기화하면 긴급 수급조정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조치는 이번주 내로 관계부처와 협의 후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나프타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나프타 소요량의 45%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이 중 60%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중동노선이라 산업계에서는 생산중단 사태도 발생했다. 세탁기 등 대형가전의 내·외자재를 구성하는 고기능 플라스틱(ABS)을 비롯해 라면, 즉석밥 등 가공식품의 포장용기 부족사태는 국민의 생활과 직결돼 있다. 정부가 나프타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와 긴급수급조정명령을 발동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은 원유제품을 가공해 수출하는 국가다. 최근 1~2년 평균 원유 도입량 대비 수출비중이 52.5~59.5%에 달했다. 수출비중은 △경유 42% △휘발유 22% △항공유 18% △나프타 7% △기타 아스팔트·윤활유 11% 등이다. 앞서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휘발유, 경유, 등유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가 이뤄졌다. 이번 나프타의 수출제한은 단순히 수출을 막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유사가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경유나 휘발유 생산을 일부 줄이더라도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의 생산수율을 높여 내수로 돌리라는 압박성 메시지다.

긴급수급조정명령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수급이 불안정할 때 발동하는 강력한 행정명령이다. '공급망 안정화 지원을 위한 특별법'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한다. 석유사업법에 따르면 산업부 장관이 △석유제품 종류별 생산비율 조정 △석유 도입방법 및 지역 등 수출입 조정 △지역별·주요 수급자별 석유제품의 배정 등을 명령할 수 있다. 다른 법도 유사한 내용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가격이 오른 나프타의 수입에 대한 차액보전도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상황이라면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물량공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양 실장은 "도입할 때 경쟁도 있고 가격도 높아지는 상황인데 정부가 도움을 주기 위해 기존 수입루트가 아니라 다른 루트를 통해 도입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것도 추경(추가경정예산)에 신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4월 중 2246만배럴의 비축유 방출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며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공급 다변화를 지속 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주 내 석유 최고가격을 다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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