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협력하면 호르무즈 통과 가능"…이란, IMO 회원국에 서한

"우리와 협력하면 호르무즈 통과 가능"…이란, IMO 회원국에 서한

정혜인 기자
2026.03.25 06:31

[미국-이란 전쟁] 아라그치, 中 왕이와 통화서 "교전국 이외 모든 선박 통과 가능"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이란이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에 "비적대적 선박"은 자국과의 협조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서한을 발송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들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돕는 국가 이외 다른 국가의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할 수 있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며 이란과의 협력을 재차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이란의 서한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침략자들과 그 일당들이 이란을 겨냥한 적대적 작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악용하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하고 비례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침략에 가담한 기타 국가들의 선박도 무해 통항(innocent passage)이나 비적대적 통항의 자격이 없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통화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과 이스라엘 등 교전 중인 국가 외에 모든 국가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돼 있고 선박은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교전하고 있는 국가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며 이란이 전면적인 휴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에 정박 중인 화물선 /로이터=뉴스1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에 정박 중인 화물선 /로이터=뉴스1

중동산 원유의 핵심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28일 미국·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 이후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전쟁 이후 현재까지 약 3200만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해 발이 묶었고, 최소 22척의 선박이 이란에 피격됐다.

이란 측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들의 공격에 가담한 국가의 선박에만 호르무즈 해협 이용을 제한할 것이며 이란과 협력하는 국가의 선박은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란의 공격 위협과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 등으로 대부분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영해 내 특정 경로로 선박 신원을 확인한 뒤 일부 선박에만 해협 이용을 승인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일부 선박은 안전한 통항 보장을 위해 이란 측에 최대 200만달러(약 299억2000만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항료 및 세금 부과 등의 국가 수익 창출 방안과 무역 결제 대금에서의 달러를 배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만수르 알리마르다니 이란 의원은 현지 메흐르 통신에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규제하는 새로운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지원한 국가들의 조치에 상응한 대응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거래 통화를 미국 달러에서 다른 통화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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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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