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바로 인상? 문제 있다" 정부 지적에도...'2000원' 주유소 등장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3.27 10:25

2차 최고가격 첫날부터 주유소 800여곳 가격 올렸다

정부가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 확대를 발표한 26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고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03.26. xconfind@newsis.com /사진=뉴시스

석유 최고가격제 2차 최고가격이 적용된 첫날부터 휘발유·경유 가격을 올린 주유소가 전국에 8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첫날에는 아직 주유소별 재고가 있는 만큼 가격 인상 요인이 없지만 이미 상당수 주유소가 선제적 인상에 나선 것이다. 전국 석유제품 가격도 반등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27일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830.19원으로 전일 대비 10.84원 올랐다. 경유 가격도 전일 대비 10.45원 오른 1826.25원을 기록했다.

이날부터 석유제품 2차 최고가격이 △휘발유 1934원(이하 리터당)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2주 전 1차 최고가격 대비 210원씩 오르면서 시중 주유소 가격도 이에 맞춰 인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1900원대까지 치솟았던 전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 13일 최고가격제 1차 최고가격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1800원 초반대로 내려왔다.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은 1819~1820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나 이날 오전부터 10원대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오피넷은 전국 주유소의 결제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가격 정보를 수집해 하루에 6번(오전 1시, 오전 2시, 오전 9시, 낮 12시, 오후 4시, 저녁 7시) 제품 가격을 공개한다. 이날 오전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 상승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최고가격 시행 첫날부터 가격을 올린 주유소는 800여곳에 달했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전일 대비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휘발유 843곳, 경유 821곳이다.

휘발유 가격을 가장 많이 올린 주유소는 부산 강서구 명지농협주유소(NH-oil)로 전일 대비 270원 인상한 2034원에 판매했다. 경유 인상폭이 가장 큰 곳은 인천 강화군 아름주유소(GS칼텍스)로 전일 대비 282원 올린 2069원으로 나타났다.

정유사 공급가에 적용되는 최고가격이 기존 1700원대에서 1900원대로 인상된 만큼 시중 주유소에서도 약 200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이를 감안하면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은 2000원 초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통상 주유소는 5~14일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최고가격 상한이 오르더라도 실제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한다.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에는 인상 요인이 없지만 다수의 주유소가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점에서 과도한 이윤 추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역시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곧바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봤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평소보다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해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2차 최고가격 시행 후 2~3일 뒤부터 가격이 조금씩 오를 수 있다"면서도 "시행 첫날 바로 가격을 인상한다면 문제가 있는 주유소"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석유가격 담함이나 매점매석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소비자단체, 공공기관 등이 합동으로 매일 전국 1만 여개 주유소의 가격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한편 물량 흐름도 분석한다.

특히 1차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는 동안 저렴하게 매입한 재고가 남아 있는데도 판매가격을 즉시 인상하거나 빠른 속도로 가격을 올리는 경우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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