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중심으로 역대급 수출 호황이 이어지면서 1분기 우리나라 수출액이 일본을 앞섰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이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는 '수출 5강'에 해당하는 1조달러 이상 실적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출액은 3058억달러로 전년 대비 40.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반도체 수출이 최근 13개월 연속 해당 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황이 이어지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 1~4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1104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36% 비중을 차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일본 수출액도 넘어섰다. 경제데이터 제공업체 CEIC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의 총 수출액은 196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 수출액은 2199억달러로 일본보다 12% 많았다. 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일본을 앞선 건 2024년2분기, 2025년3분기 이후 세번째다.
일본도 최근 7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올해 3월에는 11조엔 수출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인공지능(AI) 서버 위주의 반도체 투자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역대급 수출 호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일본 수출액을 넘어서 세계 5강에 진입할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7093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수출이 7000억달러를 넘은 것도 처음이었다. 전체 국가 중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지난해 일본은 전체 6위에 해당하는 7382억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실적 전망치도 상향되는 추세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대비 44.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수출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조200억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정부가 올해초 예상한 목표치(7400억달러)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44.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반도체와 컴퓨터 부품 수출이 160%, 212% 늘어날 것을 전제로 한다"며 "AI인프라 사이클과 맞물린 수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30%, 한화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각 약 9200억달러, 8800억달러에 해당한다.
이재명정부는 임기 내 수출 1조달러 목표를 내세웠는데 올해 조기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해 1조달러 수출을 달성할 경우 세계 수출 5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지난해 실적 기준을 보면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9000억달러를 달성할 경우에는 네덜란드에 이은 5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고유가 충격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무역수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무역흑자 증가폭을 일부 줄이겠으나 확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에너지 수입액이 2배 늘어도 반도체 수출액이 커버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