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류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 물가 오름세가 더욱 거세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석유류 물가 상승이 식품과 외식가격 등에 전이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향후 수개월간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6일 국가데이터처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석유류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이하 같은 기준) 지난달 21.9% 상승했다.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만에 최대 상승이다.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21.1%, 30.8% 오르면서 상승폭이 2022년 7월(25.5%·47%)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등유(18.7%)는 2023년 2월(27.1%)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특히 석유류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국제항공료는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면서 지난달 0.8%에서 15.9%로 급등했다. 엔진오일 교체료는 지난달 3.5%에서 이번 달 11.6%로 치솟았다. 자동차수리비(4.8%)와 나프타 등을 사용하는 세탁료(8.9%) 등도 영향을 받았다.
석유류의 4월 소비자물가 기여도는 0.84%p로 0.45%p 올랐다. 사실상 전체 물가상승분의 3분의 1을 석유류가 차지한 셈이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기여도(0.41%p)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데이터처는 국제 석유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라 5월 물가도 소폭 상승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 추세에 있는 상황에서 석유류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더 커질 수 있단 얘기다.
외식이나 가공식품 등에서 뚜렷한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안심하기 이르단 분석도 나온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6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식 물가는 2022년 1월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월 석유류가 31.6% 상승했을 당시 6.6% 상승률을 기록한 뒤 9월(9.0%)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이듬해 5월 6%대를 회복했다. 가공식품도 2023년 10월 9%에 진입한 뒤 이듬해 7월에서야 6%대로 떨어졌다. 석유류 상승률이 완화되는 상황에서도 가파른 오름폭을 유지한 것이다.
현재 석유 최고가격제가 전체 물가의 오름세를 완화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유류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가 미국 3.3%, 영국 3.4%가 비교해도 한국(2.6%)은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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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생활물가 전반으로 상승 압력이 번지는 걸 막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도 대책을 마련 중이란 입장이다. 특히 석유류를 중심으로 최우선 대응 방침을 밝힌 만큼, 이외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 마련 가능성도 나온다.
재경부 관계자는 "생활물가가 오르는 이유가 석유류 때문이라 정부에서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어떻게든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민생물가TF(태스크포스)에서 회의를 할 텐데 가격이 오르는 품목이 있으면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석유류를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며 "노력해서 국민들이 느끼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