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의 잠정합의안 도출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끈질긴 '대화' 강조가 주효했다. 김 장관은 사후조정 과정에서 양측을 만나 입장차를 좁혔고 결렬 이후에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 사격도 합의안 도출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20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긴급조정 권한 행사보다는 끝까지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2차 사후조정이 결렬로 끝나자 직접 양측에 전화를 걸어 중재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양측은 김 장관에 대한 신뢰로 자율교섭 형태로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갔고 결국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김 장관은 중앙노동위원회가 2차 사후조정을 요청한 이후 직접 발로 뛰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노동조합측과 만났고 다음날 사측과의 대화를 통해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이끌어냈다.
2차 사후조정 과정에서도 정부세종청사 노동부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양측의 입장을 좁혀가는데 노력했다. 전날 밤에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장관실에서 양측을 각각 만나 입장을 조율해 나갔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수많은 합의를 이끌어냈던 김 장관의 경험도 이번 합의를 도출하는데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방위적인 정부의 지원도 있었다. 총파업을 앞두고 긴급조정 발동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노조가 이익을 관철시키는 데에도 적정한 선이 있다"며 삼성전자 노조의 주장이 과도하다는 취지로 노조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영업이익을 배분받는 건 투자자와 주주고 정부도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다"며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이익을 세금도 떼기 전에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파업이 발생한다면 회복 불가능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생산차질은 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파업은 우리 반도체 산업 전반의 신뢰와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원은 긴급조정 권한 발동을 결정할 수 있는 김 장관의 중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로 노사 합의에 의한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지만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투표가 남아있다. 삼성전자 노조측은 오는 21일 예고된 총파업을 유보하며 22일부터 27일까지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