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기업이 국내 비수도권에 복귀할 경우 투자금의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투자금 지원 요건도 일부 완화해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부는 29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내투자 활성화를 위한 국내복귀(유턴) 재정립 및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공급망 재편 등 대외 여건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리쇼어링(해외진출기업의 자국 복귀 현상) 기조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2013년 해외진출기업복귀법(일명 유턴법)을 제정하고 꾸준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으나 신규 유턴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까다로운 복귀 요건과 보조금 지급 규정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유턴 인정범위 재설계 △유턴보조금 지원체계 개편 △평가·관리 강화 및 이행요건 합리화 △전략적 유치 및 투자이행 밀착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단순한 국내 이전을 넘어 지방투자를 활성화하고 첨단산업의 국내 유치를 위한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턴의 인정범위는 재설계한다. 기존의 유턴 개념은 경영 여건이 악화한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어서 개념이 협소하게 규정돼 있었다. 핵심은 해외사업장과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장을 국내에 신·증설하는 경우에만 유턴으로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동일성 요건을 완화해 기존의 소재·부품, 생산공정뿐만 아니라 기능·용도, 핵심기술, 공급망 등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해외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폐쇄하고 국내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공장을 신설하는 경우 두 사업 간 핵심기술에 유사성이 있다면 국내 복귀로 인정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신산업 진출과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면제 범위에는 핵심 생산시설(마더 팩토리)을 투자하는 경우도 추가했다. 현재는 첨단산업·공급망 관련 업종이 국내에 복귀하는 경우 등에만 해외사업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유턴 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앞으로는 국내에 핵심 생산시설 투자를 하면 해외사업장을 구조조정하지 않아도 국내 복귀로 인정한다.
유턴보조금 지원체계도 개편한다. 기존의 유턴보조금 체계는 기준표에 따라 보조비율이 일률적으로 적용돼 지방 중심의 우수한 유턴기업 유치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지방투자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보조금 지급 방식을 협상 방식으로 개선한다. 정부와 개별 기업 간 협상을 통해 보다 유연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지원규모는 △비수도권 투자(지역균형발전도 등) △청년 중심의 고용 창출 △첨단전략기술 △마더팩토리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등 산정할 계획이다.
보조금 지급은 기존의 정액 한도 대신 보조금 비율 방식으로 개편한다. 보조금 비율은 투자금의 최대 50%까지로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는 투자 건당 300억원, 첨단산업은 400억원이 지원 한도였는데 이제는 비수도권 투자, 청년 고용 등에 해당하면 기존 한도 이상의 지원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유턴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실제 국내 복귀로 이어지지 않아 지정 취소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평가·관리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턴기업 선정 단계에서부터 국내투자계획의 구체성, 투자 이행역량 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 부실기업의 유입을 방지할 계획이다. 보조금을 지원받은 유턴기업의 투자 이행 여부를 보다 면밀히 관리·점검하기 위해 이행기간을 현행 3년에서 지원규모에 따라 확대한다.
첨단산업, 제조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핵심 역량을 보유한 잠재 유턴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해외 무역관을 통해 관심 기업을 지속 발굴하고 유턴 기업을 대상으로 '지방정부 IR(기업홍보) 플랫폼'을 구축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 프로젝트별 전담 매니저(PM)를 지정해 투자 검토부터 이행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유턴은 단순한 공장 이전을 넘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됐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유턴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지원 방식도 과감하게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