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가 재심에서 하청 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건설 현장의 타워크레인 안전 문제와 관련해 원청인 건설사가 하청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노위는 4일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중흥건설 주식회사 및 중흥토건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신청'에 대해 초심 지노위의 결정을 취소하고, 해당 건설사들의 원청으로서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라는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3월 12일 중흥건설 등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한 바 있다.
전남지노위는 4월 10일 "이들 회사(원청)가 근로조건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지거나 결정할 수 있는 지위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중노위 재심에서 이 같은 초심 결과가 뒤집혔다.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의제에 따라 원청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구분했다.
먼저 '산업안전 및 작업환경' 의제에 대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명확히 인정했다.
중노위는 "하청사인 타워크레인 임대업체가 단독으로 타워크레인 작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유해·위험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해체 등의 구조적 개선을 이뤄내기 어렵다"며 "원청사가 이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하고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노조가 요구한 '원청의 임금 직불제 의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해당 안건에 대해 노사가 제도 개선을 위한 자율 교섭을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원청 회사가 이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전제하여 의무적인 교섭 의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번 판정은 하청 근로자의 노동 조건 중 원청의 실질적 개입이 불가피한 '안전' 영역에 대해 원청의 교섭 의무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업계 노사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노위는 향후 사용자성을 인정한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포함한 세부 결정서를 판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측 당사자에게 송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