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D-7에도 노사 소모전…올해도 공익위원 표결로 가나

세종=강영훈 기자
2026.06.22 15:49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29일)을 일주일 앞둔 2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3일 열리는 8차 전체회의에서 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를 앞두고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 2000원을 최저임금으로 제시했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선진국 주요 7개국(G7)보다 크게 높은 반면 노동 생산성은 G7 평균에 미치지 못하다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인상률 간극을 좁히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6.6.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인 29일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올해도 기한 내 합의가 어려울 전망이다. 매년 반복되는 합의 난항에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7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한 날(3월 31일)로부터 90일인 29일까지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는 노사가 각각 최초 요구안을 제출한 뒤 수차례 회의를 거쳐 수정안을 내며 간격을 좁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출발선부터 벌어진 큰 간극을 좁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90일 이내 의결 기한을 지킨 것은 단 9번에 불과하다.

노동계는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인상된 시간당 1만2000원(월 환산액 약 250만8000원)을 제시했다. 반면 지불 능력의 한계를 호소하며 동결을 요구할 것이 유력한 경영계의 입장을 고려하면 양측의 격차는 최소 1680원에 달한다.

노사가 실제 수용 가능성이 낮음에도 각자의 요구안만 고수하며 평행선을 그리는 배경에는 현행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위원회가 타협점을 찾는 교섭의 장인 동시에 노사 각자의 지지 기반을 의식한 선명성 경쟁의 무대 성격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근로자위원 9명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노총 추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경영계 역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추천하는 형태다.

결국 노사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법정 시한을 넘겨 심의가 7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매년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한 뒤 기계적인 표결을 통해 최종 금액을 확정하는 수순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극단적인 소모전을 끊어내기 위해 경제 지표를 연동한 '심의 구간 사전 설정'이나 '위원 추천권 확대' 등 제도 전반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그러나 섣부른 제도 개편보다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며 타협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노사 당사자가 직접 참여해 치열하게 간극을 좁혀가는 과정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지루해 보이는 논의 과정 자체가 중요한 학습이자 필수적인 진통 과정"이라며 "노사 당사자 참여는 ILO(국제노동기구) 정신에 부합하기 때문에 공익위원이나 전문가 위주로 결정을 앞당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위원 추천권 확대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김 교수는 "비정규직이나 청년 등을 대표할 공인된 단체를 찾기 어렵고, 현재 참여 중인 양대 노총과 주요 경제 단체들이 이미 충분한 대표성을 띠고 있다"며 "뚜렷하게 더 나은 대안이 없다면 함부로 제도를 건드리기보다 현 체제에서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공익위원 표결 중심의 결정 구조가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뚜렷한 대안이 없는 만큼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조적 딜레마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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