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격제 정상화 첫발…남은 건 '조 단위 손실보전'

세종=강영훈 기자
2026.06.28 06:00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7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를 앞둔 26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중동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해 석유 최고가격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폭을 고려할 때 이번 7차 조정에서 유종별로 리터(L)당 최소 100원 이상 인하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6.6.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정부가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3월부터 시행해 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단계적 정상화에 착수했다. 다만 가격 통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정유사들의 조 단위 손실보전 문제가 남아 있어 정상화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7일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리터(L)당 150원 하향 조정했다. 이번 7차 최고가격으로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낮아지고 주유소 판매가격 역시 2000원대 초반에서 1800원대로 하락할 유인이 발생했다.

정부가 제도를 폐지하지 않고 가격을 일부만 내린 것을 두고 정유업계에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고가격 제도를 갑자기 종료할 경우 억눌렸던 가격이 튀어 오르는 물가 충격이 올 수 있어 단계적으로 낮추며 정상화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가격 인하로 정상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다음 단계인 '최고액 정산위원회' 구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회계·법률·석유시장 분야 전문가와 정부위원 등 20인 이내로 구성될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원가 산정과 마진 결정, 신청서류 검증, 지원금 지급 여부 및 지급액 등을 심의한다.

아울러 이번 정산의 핵심은 통제 기간 발생한 원가와의 격차다. 협회 관계자는 "비싼 가격에 들여온 원유를 최고가격제 탓에 낮게 팔아야 했던 격차가 손실 보전의 핵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고시를 통해 손실 보전 기준에 '정유사가 제품 생산을 위해 투입한 원가'와 '적정 수준의 마진 고려'를 명시하고, 제도가 6개월간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4조2000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해 둔 상태다. 손실 보전금 정산은 분기 단위로 이뤄지며 최초 1차 정산 대상 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하지만 손실 규모를 둘러싼 셈법은 크게 엇갈린다. 정유업계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누적 손실액이 3조~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반면 산업부는 MOPS가 아닌 '실제 투입 원가'를 기준으로 검증할 예정인 만큼, 최종 손실 보전액은 업계 추산치보다 현저히 줄어들 것이란 입장이다.

협상의 최대 난관은 정유 산업 특유의 연산품 구조다. 한 번의 원유 정제 공정에서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여러 유종이 동시에 생산돼 특정 유종만의 원가를 회계상 정확히 분리해 내기 어렵다. 손실액을 온전히 입증하려는 정유사와 보전액을 철저히 검증하려는 정부 사이에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정유사들이 어려운 조달 환경 속에서도 경유 가격을 선제적으로 50원씩 인하한 것도 정산을 앞둔 상황을 고려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는 점을 앞세워 향후 손실보전 협의에서 유리한 여건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도 정부 방침에 맞춰 시장가격을 안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손실보전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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