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를 주도한 건 고유가와 농축수산물 상승세다. 수산물은 오름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농산물은 채소류가 크게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석유 최고가격 조정으로 7월 물가는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유가하락으로 인한 물가 하방 압력을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확대가 상쇄하는 분위기다. 당분간 물가 불안정성이 유지될 거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6월 3.2%를 기록했다. 5월(2.2%)과 비교해 오름폭을 확대했다.
특히 농산물(1.1%)이 상승 전환했다. 채소류(0.9%)가 지난 5월(-4.9%) 마이너스에서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2025년 8월(0.9%)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파(37.1%), 쌀(11.7%), 상추(10.9%) 등이 주도했다. 지난 5월 일교차가 커지면서 농작물 생육이 지연돼 출하가 늦어진 영향이다.
채소류가 오르면서 생활물가(3.4%)도 영향을 받았다.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신선식품이 채소류 상승의 영향을 받아 5월(-1.4%) 상승 전환(0.4%)했다. 신선식품 중 채소류가 포함된 신선채소는 5월(-4.9%)에서 0.9%로 큰폭의 상승을 보였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축산물(6.2%)은 AI(조류인플루엔자)와 돼지열병 등 각종 전염병 영향으로 계란(10.3%)과 국산쇠고기(7.5%) 등이 강세를 보였다. 수산물(3.7%)은 지난 5월20일부터 정부가 비축물 8000톤 정도를 방출한 영향으로 주요 어종의 상승세가 둔화했다.
문제는 이같은 농축수산물 강세가 고유가 상황에서 물가 압력을 가중시킨단 점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경유(33.7%)와 휘발유(23.1%)가 크게 상승하면서 석유류 물가도 24.7% 올랐다. 2022년 7월(35.2%)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석유류 물가 상승으로 공업제품 물가(4.4%)도 들썩이고 있다. 석유류 물가가 견조한 상황에서 물가 불안 요인이 더해진 셈이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 27일 석유 최고가격을 조정하면서 상승 압력은 낮아질 전망이다. 리터당 150원씩 인하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모두 1900원대로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한은에서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 물가안정 대책의 영향으로 6월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석유류와 먹거리 등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한 만큼, 물가 압력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농축수산물 전품목을 대상으로 최대규모 할인행사 등이 예정돼 있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향후 물가는 미지수다. 실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가 오름세를 보이면서다. 지난 1월(2.0%)과 비교하면 6월(2.5%)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의 상승률은 0.5%p 더 높았다. 유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근원물가까지 오르는 것은 공급뿐 아니라 수요 측 압력도 확대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을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가 상쇄하면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