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IRA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대상서 '전기차' 제외 잠정 결론

세종=박광범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유선일 기자
2026.07.24 18:04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의 한 자동차 야적장에서 중국산 MG 사이버스터 전기차들이 수출을 위해 선박에 선적되기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옌타이 AFP=뉴스1

정부가 이른바 '한국판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불리는 국내생산촉진세제(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매보조금 지원 등에 따른 혜택 중복과 통상 마찰 우려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선 보조금에 더해 세제 지원도 필요하다며 국내생산촉진세제 포함을 요구해왔다.

24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재정경제부는 8월 초 세제개편안을 통해 발표할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하지 않기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 등을 깎아주는 제도다. 올해 초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을 공식화한 재경부는 효과성과 형평성, 재정여건 등을 검토해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식을 세제개편안에 담기로 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할 것을 요구해왔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전기차 공세에 대응해 국산 전기차 산업 경쟁력을 키우려면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이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22만177대 가운데 약 33.9%인 7만4728대의 원산지는 중국이었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12.4% 급증했다.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2년 75%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하락해 지난해 57.2%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생산촉진세제 지원 대상에서 전기차를 포함하지 않기로 잠정 결론지었다. 구매보조금 및 투자세액공제 등 각종 혜택을 받는 전기차에 국내생산촉진세제 혜택까지 제공되면 산업 간 형평성 문제와 세수 감소 부담이 커질 수 있단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도 국내생산촉진세제 관련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기존 세제와의 중복 △과도한 세수 감소 △최저한세 무력화 등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국가전략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에 대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사업화 시설 및 연구개발시설 등 투자에 대해 일반적인 분야 대비 높은 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생산비용에 대한 추가적인 공제제도 도입 필요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요 교역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생산촉진세제가 자국 내 생산을 직접 장려하는 성격을 띠기 때문에 수입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재정포럼 7월호에서 "국내생산촉진세제는 통상 마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며 "수출 및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통상 리스크에 더욱 취약할 수 있으므로 제도 도입 시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 방식과 지원 요건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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