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에 이어 중견 건설사들도 건설업계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유보금을 폐지한다. 특히 하자 소송 패소 시 책임 소재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수급사업자와 분담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전문건설회관에서 시공능력 평가 상위 21~50위 종합건설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견 건설업계 대상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상생협약은 지난 5월 대형 건설사에 이어 건설산업의 중추인 30개 중견 건설사에도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생협약의 주요 골자는 △하자소송 책임 분담 △유보금 폐지 △부당특약 시정 △연동제 정착 및 납품단가 신속 조정 △하도급분쟁 해결기구 설치 등이다.
먼저 하자 소송 책임 분담을 강화한다.
건설공사 하자 관련 소송이 종합건설사를 상대로 제기될 경우 종합건설사가 소 제기 사실을 수급사업자에 알리지 않은 채 소송을 진행하다 패소한 뒤 수급사업자가 손해배상액을 과도하게 떠안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는 종합건설사가 하자 소송을 제기받은 경우 그 사실을 수급사업자에 신속히 통보하고 소송 결과에 따라 산정된 손해배상액을 양측이 성실히 협의해 책임 소재에 따라 분담하기로 했다.
유보금 관행 폐지에도 뜻을 모았다. 그간 기성금의 일부(90% 내외)만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고 잔액 지급은 준공 후로 미루는 관행 탓에 하도급 업체는 노무비 지급, 원자재 구입 등 과정에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법정기한 내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일체의 유보금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또 산업안전비용, 폐기물 처리비용 등을 하도급 업체에 전가하는 부당 특약도 건설사들이 자체 점검해 삭제하기로 했다.
특히 중동 전쟁으로 주요 원자재 공급원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하도급 업체와 상생을 위해 전쟁 등 비상시기에 납품단가를 신속히 조정하는 기준과 절차를 협의해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하도급대금 분쟁 및 단가 조정 등 하도급 관련 현안 협의와 해결을 위해 사내에 '하도급분쟁 해결기구'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이번 상생협약을 통해 2025년 기준 전체 건설 하도급 거래 중 거래 건수의 20%, 거래액의 60%가 상생협약의 틀 안에 들어오게 된다"며 "협력업체, 그 협력업체의 협력업체 등 공급망 속 모든 사업자와 그 종업원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아 성장하고 성숙할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