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제개편안은 예년과 비교해도 큰 폭의 조정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토론회를 직접 주재할 정도로 관심이 큰 부동산 세제뿐 아니라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조세지출과 가업상속공제 개편, 가상자산 과세 유예·강행 여부 등 굵직굵직한 개편안이 대거 담길 전망이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8월 초 세제개편안을 발표한다. 최대 관심사는 부동산 세제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막판 조율 중이다. 종부세 강화라는 대략적인 방향은 정해졌다. 문제는 방식이다. 여러 쟁점이 남아 있지만, 토론회 등을 거치며 접점을 찾아간 사안도 적지 않다.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합산 가액'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주택 수를 기준으로 과세하고, 3주택 이상에 대해선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 30억원 주택 1채에 부과하는 종부세가 10억원 주택 3채에 부과하는 종부세보다 많은 이유다.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더 높이는 방안도 유력하다. 초고가 주택의 기준은 30억원 이상, 50억원 이상 등이 거론된다.
종부세 전반에 영향을 주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의 조정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 9억원(1주택자는 12억원)을 뺀 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계산한다. 현행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다. 이를 조금만 올려도 종부세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조정할 수 있다.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개편 대상이다. 지금은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40%씩, 최대 80%까지 공제한다. 거주 요건의 비중을 높이고 보유기간의 비중을 낮추거나 없애는 개편안이 준비되고 있다. 정부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부동산 토론회를 다시 한번 개최하고 최종 의견 수렴에 나선다.
많은 사람의 관심이 부동산 세제에 쏠려 있지만, 부동산 세제 외에도 다양한 세제 개편안이 준비 중이다. 정부는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을 예고했다.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 등을 깎아주는 제도다. 세제개편안에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식이 담긴다. 자동차 업계의 최대 현안이었던 전기차 지원은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났다.
조세지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조세지출은 비과세·감면 제도를 의미하는데, 특정 기간까지만 지원한다는 '일몰'이 정해져 있다. 지금까지 관례적인 일몰 연장이 적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부터 일몰이 다시 도래한 조세지출은 폐지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과거에도 비슷한 원칙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재설계 의지까지 내비쳤다.
특히 주요 조세지출을 재정사업(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결혼한 부부에게 1인당 50만원씩 생애 한 번 지원하는 혼인세액공제의 경우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혼인세액공제는 '국가 축의금'으로도 불렸지만, 세금을 깎아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는 저소득층의 경우 받지 못한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는 정부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세목이다. 내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는 공제액(250만원)을 제외하고 22%의 세율로 과세가 이뤄진다. 2년 유예 끝에 도입되는 것인데, 추가 유예와 전격 시행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2023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는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과세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투세에 대한 의사결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편법 상속' 수단으로 악용된 가업상속공제는 30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에 직면했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운영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기간에 따라 상속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하지만 편법 승계 우려가 제기되면서 베이커리를 제조하지 않는 카페와 주차장 등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현행 10년인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과 5년인 사후 관리기간이라는 '조건'은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