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녹색채권, 일반채권보다 싸지 않다…투자자 유인 필요"

최민경 기자
2026.07.30 12:30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사진=최민경

국내 녹색채권 시장이 2021년 이후 빠르게 성장했지만 전체 채권시장 내 비중은 주요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채권과 발행비용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인증과 사후보고 절차가 복잡하고, 기준에 맞는 친환경 사업을 찾기 어려운 점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혔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국내 녹색채권 발행 여건 점검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채권 발행액 가운데 녹색채권 비중은 1.8%에 그쳐 주요국 평균인 4.0%를 크게 밑돌았다.

녹색채권은 조달 자금을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운송, 에너지 효율화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쓰는 채권이다. 발행 전 외부 검토·인증을 받고, 발행 후에는 자금 배분과 환경성과를 지속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국내 녹색채권 시장은 2018년 첫 발행 이후 2021년을 기점으로 커졌다. 2018~2020년 3조원이던 누적 발행액은 2021~2025년 40조6000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발행기관 수도 12개에서 220개로 확대됐다.

다만 시장 저변 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녹색채권 발행기관 137곳 중 10회 이상 발행한 곳은 발전 공기업과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을 중심으로 9곳에 불과했다. 1회만 발행한 기관은 57곳이었다.

신용도가 높은 기관에 쏠린 현상도 뚜렷했다. 지난해 녹색채권 발행기관 가운데 AAA 등급 비중은 53.0%, AA+~AA-는 41.6%로 집계됐다. A+ 이하 기관은 5.4%에 그쳤다. 일반채권 시장의 AAA 비중이 13.7%인 점과 비교하면 우량 발행사 편중이 큰 셈이다.

자금 사용처도 친환경 운송(33.3%), 신재생에너지(20.8%), 에너지 효율(16.7%)에 집중되면서 세 분야가 전체의 71.4%를 차지했다.

녹색채권이 일반채권보다 뚜렷하게 낮은 금리로 발행되는 것도 아니었다. 한은은 외부 검토·인증과 사후보고, ESG채권 평가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일반채권보다 5~10bp(1bp=0.01%포인트)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녹색채권의 금리 절감 효과인 '그리니엄'은 약 2bp, 정부 이차보전에 따른 절감 효과는 4~7bp로 추산됐다. 결과적으로 전체 발행비용은 일반채권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발행기관 설문에서도 일반채권 대비 녹색채권 발행비용이 '비슷하다'는 응답은 42.2%, '다소 낮다'는 응답은 37.8%였다. 조달금리가 일반채권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86.7%에 달했다. 정부 지원이 '매우 도움'되거나 '다소 도움' 된다는 응답은 62.3%였다.

기관들이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이유도 금리 절감보다는 친환경 경영 의지와 평판 제고, ESG 투자자 확보 등 비재무적 목적이 컸다.

발행기관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증·보고에 따른 관리·인력 부담을 꼽았다. △적격 프로젝트 부족 △발행절차 복잡성 △녹색채권과 녹색대출 규정의 이원화가 뒤를 이었다.

한은은 시장 안착 전까지 이차보전 등 발행 지원을 유지·보완하고, 첫 발행기관에는 우대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투자자 세제 혜택 가능성을 검토하고, 종목별 유통수익률·스프레드·회전율 등 정보를 확대 공개해 녹색채권 전용 지수와 투자상품 개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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