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거품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도 주요 산업활동 지표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2분기 실적을 반영하듯 반도체 생산이 고공행진 중이고,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자동차도 경기 호조를 이끌었다.
특히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상승 폭이 17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향후 경기 전망은 '장밋빛'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거론한다. 중동 상황, 반도체 쏠림 등의 변수를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2026년 6월 산업활동동향'은 2분기 GDP(국내총생산)와 같은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3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속보치)은 0.6%다.
1분기 성장률이 1.8%였다는 점에서 2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서프라이즈'로 평가할 수 있다.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각 -0.1%만 기록해도 연간 성장률은 3.0%를 넘어선다. 3.0%는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다. 그만큼 1·2분기 흐름이 좋았다.
이를 반영하듯 6월 산업활동동향은 생산(2.3%)과 소비(2.7%), 설비투자(5.8%) 등에서 전월 대비 모두 증가했다.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상수'에 가까워진 반도체 상황을 제외하고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자동차다.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6월 자동차 생산은 15.4% 늘었다. 자동차는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6월 자동차 소매판매액은 전월 대비 21.8% 늘었다. 6월로 종료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영향 등의 영향까지 겹친 결과다.
7월 이후 산업활동 상황도 지표상으로는 긍정적이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는 각각 106.8, 98.5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0.2포인트, 0.8포인트 상승했다. 7월 수출도 1일부터 20일까지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52.3% 증가했다.
실제로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5.7로 전월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8개월 연속 상승세로, 상승 폭은 2009년 4월(1.1포인트) 이후 17년 2개월 만에 최대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중동 전쟁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고, 7월 증시 폭락장도 산업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증시는 선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요소이고,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재정경제부도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7월 수출 큰 폭 증가 지속, 소비·기업심리 개선세가 향후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미국-이란 무력 충돌 재개로 중동지역 긴장이 재차 확대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비상경제본부회의를 중심으로 더욱 세심하게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적기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