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에 커진 임차농 불안…"실경작자 보호장치 시급"

이수현 기자
2026.08.03 17:06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경작자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농지 임대차 제도 개편' 토론회를 개최했다. / 사진=이수현 기자

농지 전수조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실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농지 임대차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음성적인 농지 임대차를 제도화하고 실경작자의 경작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경작자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농지 임대차 제도 개편'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와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한국농축산연합회, 전국먹거리연대가 공동 주관하고 서삼석·윤준병·송옥주·문금주·문대림·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김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 훼손과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증가, 농지 투기 등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도 "현행 농지 임대차 제도가 농업인에게 불합리한 규제로 작용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송재일 농특위 농지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위원(명지대 법학과 교수)은 현행 농지법이 농지 임대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상당수 임차농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은 "현행 농지법상 합법적인 임대차는 제한적인 반면 상당수 임차농은 음성적인 임대차 형태로 농사를 짓고 있다"며 "불법 임대차가 적발되면 지주에게는 제재가 가해지지만 실제 경작자인 임차농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언제든 농지를 떠나야 하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다"고 말했다.

특히 친환경 임차농에 대한 별도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환경 농업은 토양을 살리고 인증을 받기까지 2~3년의 전환기간과 막대한 자금·노동력이 투입된다"며 "농지 전수조사를 피하려는 지주의 일방적인 퇴거 요구로 농지를 잃게 되면 친환경 인증은 물론 학교급식 등에 공급되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 기반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농지 임대차를 현실에 맞게 제도화하고 실경작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박석두 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농지 정책은 소유 규제보다 농지의 효율적 이용에 초점을 맞춰 임대차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경자유전 원칙은 농지법을 지키는 마지막 방파제 역할을 하는 만큼 유지하되, 헌법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농업 생산성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 이용을 위한 임대차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현 전 경기친환경농업협회 청년위원장은 "농지 전수조사 이후 임대 농지를 회수하려는 사례가 현장에서 잇따르고 있다"며 "소유주들은 전수조사 때문이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임차인에게서 농지를 돌려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농지은행을 통한 불법 임대차 양성화 제도와 관련해선 "문의는 늘고 있지만 제도 안내와 홍보가 부족하다"며 "자진신고를 해야 양성화가 가능한데 정작 농지 소유주들이 제도를 잘 모르고 있고, 임차인이 소유주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윤관호 (사)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지은행이 10여 년 전부터 청년농 육성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중장년 농업인은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농지은행은 비축·수탁농지 등을 활용한 청년농 지원 기능을 맡고, 중장년 농업인은 개인 간 임대차를 통해 안정적으로 농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특위 농지제도개선TF는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9일까지 총 5차례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 오는 12일에는 '농지 세제 개편', 19일에는 '농업진흥지역 농지의 보전·관리 정책', 26일에는 '농지관리전담기구 신설 및 농지종합DB 구축'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간다. 마지막 토론회는 9월 9일 '농지의 공공성 회복과 이용·보전·관리의 합리적 방안 모색'을 주제로 그간 논의된 쟁점을 종합 정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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