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는 더 이상 간식이 아닙니다"

홍천(강원)=정혁수 기자
2026.08.05 10:50

류시환 강원특별자치도 옥수수연구소장이 그리는 '씨앗에서 산업까지'

류시환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옥수수연구소장 /사진=정혁수

"국민들에게 옥수수는 여름철 간식입니다. 하지만 연구자에게 옥수수는 미래 산업의 씨앗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류시환 옥수수연구소장은 옥수수를 단순한 식용작물이 아닌 '고부가가치 산업의 출발점'으로 바라본다. 기후변화와 농촌 고령화, 소비시장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옥수수 연구 역시 품종 개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류 소장은 5일 "앞으로 연구소는 연구개발과 민관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품종 개발부터 산업화까지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가장 먼저 꼽은 과제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현재 전국에서 널리 재배되는 '미백2호', '미흑찰' 등 대표 찰옥수수 품종은 이상고온과 집중호우 등 급변하는 기후환경에 점차 적응력이 떨어지고 있다. 품종이 오랫동안 사랑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 변화에 노출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류 소장은 "향후 5년 안에 기후변화 적응성이 높은 새로운 찰옥수수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재해에 강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품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업환경연구과와 협력해 옥수수 채종단지의 토양환경을 개선하고 종자 생산성을 높여 채종농가의 소득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국에 안정적으로 고품질 종자를 공급하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좋은 품종도 안정적으로 생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연구소는 종자의 품질을 책임지고 농가는 전문 생산단지에서 생산하며 농협과 함께 전국에 안정적으로 보급하는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옥수수의 미래는 식탁을 넘어 산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농식품연구소와 협력을 강화해 기능성 식품과 가공식품, 바이오 소재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옥수수를 활용한 맥주와 팝콘, 건강 간식, 화장품 소재 등이 사업화된 만큼 앞으로는 기능성과 상품성을 더 높인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류 소장은 "농업의 경쟁력은 생산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신품종을 농가가 생산하고 산업체가 이를 활용해 기능성 제품과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신품종 전문 생산단지를 확대하고 품질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연구소가 개발한 종자가 농업인의 소득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의 기술혁신과 지역산업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류시환 옥수수연구소장은 "예전에는 좋은 품종 하나를 만드는 것이 연구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좋은 품종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농가의 소득을 높이며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것까지가 연구의 역할"이라며 "옥수수연구소가 씨앗에서 산업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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